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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선방" 상장사 절반이 깜짝실적…하반기는 불안불안

강민우 기자
입력 2022/08/02 17:25
수정 2022/08/02 20:34
악재 많았던 2분기 잘 버텨

판매가 인상·환율효과 힘입어
현대차 영업이익 전망치 상회
에코프로·두산도 실적 잔치

경기침체에 하반기는 가시밭길
증권가 "車·2차전지로 방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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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상장사 절반 이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반등장을 지탱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기업들이 판매가격 인상에 나서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 덕분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눈높이는 빠르게 하향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무역수지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매일경제가 2일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상장사 가운데 전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26개사의 컨센서스 대비 실제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68곳(54%)이 예상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둔 곳도 44곳(35%)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량주가 중심인 코스피200 소속 기업이 28곳으로,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 대외 악재로 실적 부진이 예상됐던 수출 대형주들이 우려보다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2분기 달러당 원화값이 평균 1260원까지 하락하며 수출 경쟁력이 강화된 데다 민간소비 둔화세가 우려보다 약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판매가격을 높이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전반적인 수요 위축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가운데 원화 약세 효과에 힘입어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이 수익성을 지켜냈다"고 전했다.

실제 수출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조9798억원, 2조2341억원을 올려 각각 컨센서스를 30%, 22% 웃돈 현대차와 기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판매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기아는 올 2분기 환율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로 각각 3000억원, 5000억원가량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 밖에 에코프로(컨센서스 대비 186%), 현대에너지솔루션(140%), 두산(101%), 포스코케미칼(72%), 한화솔루션(72%) 등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하반기 실적 관련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급증하면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을 앞지르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6.22% 하락했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같은 기간 9.15% 내렸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9.37%), 건설(-9.36%), 증권(-6.56%), 보험(-4.15%) 순서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조정폭이 깊었다. 황지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개월 동안 11.3% 하락해 코스피 이익 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기간을 기점으로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 불확실성이 클수록 실적이 주가의 버팀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이익이 상향된 업종은 자동차와 2차전지로 각각 4.7%, 9%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1447억원으로 1개월 전 8조3463억원 대비 21.5% 늘어났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가 1개월 전인 1350억원 대비 31% 증가한 1772억원으로 올랐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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