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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큰손' 싱가포르투자청, 여의도IFC·신한금투사옥 투자

입력 2022/08/08 15:09
수정 2022/08/08 17:53
부동산 대체투자 확 늘려 눈길
IFC에 5000억 규모 지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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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 빌딩 전경.

세계적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제금융센터(IFC) 등 서울 여의도의 대표 상업용 오피스건물에 투자를 단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GIC가 이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시내·강남·여의도 등 서울의 3대 상업용 오피스 권역의 주요 자산을 모두 보유 또는 투자하게 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IC는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최대 5000억원 규모로 지분(에퀴티)을 투자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IC는 앞서 지난달 중순 본계약이 체결된 신한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인수자인 이지스자산운용에도 최대 15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IB 관계자는 "GIC의 IFC 투자 금액이 5000억원이 조금 안 되는 수준으로 협의되는 것으로 안다"며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 사옥 거래의 경우 신한금융그룹 측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인수 금융을 제공했는데 GIC는 누가 인수자가 되든 투자하겠다는 방침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IC가 서울 여의도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오피스 건물에 뭉칫돈 투자를 단행한 배경은 GIC 투자전략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다. GIC의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GIC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 비중은 명목채권·현금(37%), 사모주식(17%), 신흥시장 주식(16%), 선진시장 주식(14%), 부동산(10%), 물가연동채권(6%) 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비중을 줄이고 사모주식과 부동산을 늘렸다.


올해 초부터 미국발 긴축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체투자는 여전히 비중을 늘려야 할 자산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GIC는 최근 20년간의 투자수익을 연율로 환산해 수익률을 공개하는데 지난 1년간 4.2%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GIC가 한국 부동산 자산 투자에 주저하지 않는 데는 원화값 하락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해외 투자를 총괄하는 GIC는 기본적으로 해외 핵심 자산은 산다는 투자전략을 갖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에도 견딜 수 있고 자산 규모가 큰 초장기 투자자로 환차익을 투자전략으로 삼지는 않지만 최근 상황이 환율 측면에서 우호적인 것은 맞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GIC가 전 세계를 상대로 대체투자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상반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관계자는 "해외 기관투자자는 4%대 중반의 예상 수익률도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단행한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는 여전히 '하이리스크·하이리턴'에 익숙해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를 선뜻 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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