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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늦다"…고수들은 여름에 배당주 산다 [Wealth]

강민우 기자
입력 2022/08/12 16:59
수정 2022/08/13 10:34
"찬바람 불면 늦다"
배당주 서둘러 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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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반등)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주력 산업 업황 전망이 갈수록 악화되고,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 변동장에서 투자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배당주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배당수익률이 더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배당수익으로 주가 방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조정 장세에서는 배당이 주가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배당주 투자의 적기는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여름부터 배당주 매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말 배당이 결정되는 12월은 한발 늦는다는 조언이다. 수익률에서도 '여름 배당주' 투자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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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고배당 50 TR(토털 리턴) 지수는 올해 저점을 기록한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9일까지 7.7% 오르며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


토털 리턴은 배당까지 고려한 수익률을 의미한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7.4%)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스피와 코스피 고배당50지수 흐름을 비교 분석한 결과 8월 초고배당주에 투자하고, 배당금 수령을 위해 주식을 연말까지 보유했을 경우 코스피 대비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8월 초 대비 2.06%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7.61% 하락했다. 코스피 고배당50지수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9.67%포인트 높았던 셈이다.

월별로 매수 시점을 달리해 연말까지 보유했을 때 코스피 대비 코스피 고배당50지수 상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9월 초 5.97%포인트, 10월 초 -1.59%포인트, 11월 초 -2.56%포인트, 12월 초 -0.03%포인트 등 코스피 고배당50지수 매수 시기가 뒤로 밀릴수록 성과가 부진한 경향이 있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배당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구간은 배당락 이후 여름까지라 겨울은 늦는다"며 "배당주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고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만회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 대신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어 선택지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큰 가운데서도 상장사들은 높은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환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장사들이 이에 발맞춰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분석한 국내 205개 상장사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DPS) 평균치는 1751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평균 DPS(2006원)보다는 줄었지만 2020년(1364원)과 비교하면 높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올해 DPS 예상치는 지난 3월 말 조사된 컨센서스(1747원)보다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증시 부진으로 상장사들의 기대 배당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기업들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평균치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2.57%로 집계됐다. 기대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분모인 주가가 하락하거나 분자인 배당금이 늘면 높아진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현금 배당수익률은 2.6% 수준으로 2000년 이후 평균 코스피 배당수익률인 1.7%를 웃돌고 있다"며 "계절적으로 10월 말까지는 고배당주의 초과 성과가 예상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지난 11일 종가 기준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종목은 27개다.


JB금융지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9.4%에 달해 가장 높았다. BNK금융지주(9.14%), DGB금융지주(9.11%), 우리금융지주(8.85%), 에쓰오일(8.6%), 기업은행(8.42%), 금호건설(8.16%) 등이 8~9%대의 기대 배당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에 나설 시 손실 위험이 있다. 실적 부진으로 배당 재원인 순이익이 감소하면 기대만큼 배당금을 주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데다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을 포함해도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배당금 지급 여부를 확인하고 실적 개선을 이루는 회사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대 배당수익률 5% 이상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 △최근 2년과 올해 예상 DPS 기준으로 3년간 DPS가 전년 대비 증가 △올해 DPS 예상치가 지난 1분기 대비 늘어난 기업은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에쓰오일, 삼성카드(7.3%), 신한지주(6.66%), KB금융(6.35%), KT(5.59%) 등이다.

배당수익률과 함께 '깜짝 실적'도 노려볼 만한 종목에는 HD현대·기아(4.2%) 등이 후보군에 올랐다. 한 달 전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가 각각 21.5%, 17.7% 상향됐다. 종합상사주인 포스코인터내셔널(4.58%)도 한 달 전보다 이익 예상치가 9.3% 늘었다. 순수 정유사인 에쓰오일도 영업이익 예상치가 10.2% 증가했다.

DPS 예상치가 상향되는 종목도 노려볼 만하다.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되는 신호란 분석이다. 지난 1분기 대비 올해 DPS 예상치가 상향됐고,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 기대 배당수익률이 4% 이상인 배당주는 에쓰오일, HD현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있다. 효성티앤씨는 DPS 예상치가 대폭 상향됐지만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NH투자증권(5.91%), 삼성증권(7.66%), 한국금융지주(5.37%) 등 증권주도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증시 불안에 따른 실적 부진 속에 DPS 예상치가 같은 기간 각각 30%, 20.5%, 14.6% 하락했다.

우선주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DPS가 보통주보다 높기 때문이다. 일부 종목은 보통주와 괴리율이 큰 만큼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DPS가 전년 대비 2000원 늘어난 현대자동차를 보면 보통주의 배당수익률(연말 배당 기준일 종가 기준)은 1.56%에서 2.39%로 0.8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현대차2우B는 3.46%에서 5.05%로 1.59%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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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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