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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왜 떨어지나요?…할인율이란 [주경야독]

입력 2022/09/23 09:01
수정 2022/09/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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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이달 들어 4%대 강세를 보였던 나스닥 지수가 단 하루 만에 5% 넘게 빠지자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채 금리 급등 부담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대 급락했고, 엔비디아(-9.47%), 마이크론(-7.46%), AMD(-8.99%) 주요 반도체 관련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2년 9월 14일 매경닷컴

많은 분들이 '금리 인상 = 주가 하락'의 공식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왜인지를 아는 투자자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 흔히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서 라고 이야기하는데 완벽한 설명은 아닙니다.


무차입 경영을 하는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나, 정해진 이자를 꼬박꼬박 지급하는 채권의 가격도 함께 떨어지는 것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현재가치와 할인율을 다뤄볼텐데요. 복잡해보이지만 개념은 단순합니다. 짧게 스포일러를 하자면 미래가치를 시장금리(할인율)로 나눠 현재가치로 환산한다, 그리고 금리가 높아지면, 즉 할인율이 커지면 현재가치가 이전보다 하락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시면 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기술주가 금리 인상 환경에서 가치주보다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하는지도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3년 뒤에 1000만원은 현재 가치로 얼마일까


현재 현금 1000만원은 3년 뒤에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요? 1000만원 빌려주고 3년 뒤에 그대로 1000만원을 되돌려 받는 사람은 없겠죠. '3년 동안 은행에만 넣어두어도 이자가 얼만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현재 은행 이자가 연 3%라고 하면 1000만원의 1년 뒤 가치는 1030만원입니다. 2년 뒤는 1060만9000원, 3년이면 1092만7270원입니다. 계산하는 공식도 쉽습니다. 원금에다가 '1+이자율'을 곱하면 됩니다. 2년 뒤라면 '1+이자율'의 제곱, 3년 뒤는 '1+이자율'의 세제곱입니다.

오늘 우리가 알아볼 현재가치라는 개념은 이 과정을 거꾸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년 뒤 1092만7270원의 현재가치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것이죠. 1092만7270원을 '1+이자율(0.03)'의 세제곱인 1.092로 나눠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1000만원이 되겠죠.

이런 과정을 현재가치로 환산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할인율이라고 합니다.


할인율은 은행금리, 국고채금리 등 시장금리를 자주 씁니다.

미래의 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것은 경제에서 매우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투자 결정을 할 때도 이런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당장 1억원을 들여 배 한척을 만들어 주면 2년 뒤에 1억5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과 3억원을 들여 배를 만들어면 3년 뒤에 5억원을 내겠다는 제안이 동시에 들어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금리, 다시 말해 할인율을 3%라고 하면 2년 뒤 1억5000만원의 현재 가치는 1억4138만원이고 3년 뒤 5억원의 현재 가치는 4억5757만원입니다. 수익률로 따지면 1억원짜리 프로젝트는 41.38%, 3억원짜리는 52.52%입니다. 경영진 입장에선 3억원짜리 프로젝트를 하는 게 맞겠네요.

기업의 재무제표에서도 특정기간 후에 나타나는 수익이나 비용을 그때가서 그 금액으로 반영하는 게 아니라 현재가치로 환산해 현재의 재무제표에 반영하게 됩니다. 주식 투자자분들이 자주 접하는 증권사 레포트의 목표주가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산출합니다. 주가는 미래의 기업 가치를 선반영하기 때문입니다. 2~3년 뒤 그 회사가 얼마나 수익을 낼지, 그리고 그때 그 회사의 적정한 기업가치가 얼마인지를 먼저 계산한 다음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것입니다.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자를 1년에 한번 지급하는 원금 1억원, 만기 3년의 채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금리는 계산의 편의를 위해 10%로 하겠습니다. 채권 소유자는 첫해에 이자 1000만원, 둘째해에 이자 1000만원을 받고 만기가 되는 3년 차에는 이자 1000만원과 원금 1억원을 받게 됩니다. 매년 발생하는 현금흐름 각각을 현재 가치로 바꿉니다. 그리고 할인율은 현재 시장금리 수준인 3%라고 하겠습니다. 첫해와 둘째해에 나오는 이자 1000만원의 현재가치는 각각 970만원, 942만원입니다.


그리고 셋째해에 나오는 이자 1000만원과 원금 1억원의 현재가치는 915만원, 9151만원입니다. 이를 모두 합하면 1억1978만원이 됩니다. 이게 바로 이 채권의 현재 가격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장기채권·성장주가 더 많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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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AFP = 연합뉴스]

채권은 예금처럼 이자가 고정돼있는데도 가격이 변하는 이유가 이제 감이 오시나요? 바로 할인율로 적용되는 시장금리가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곧 할인율입니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미래의 가치는 동일하더라도 현재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는 적자 상태지만 3년 후에는 연 100억원의 이익을 내 1000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회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장금리(할인율)가 1% 상태일 때 이 회사의 현재 가치는 971억원입니다. 그런데 시장금리가 5%가 되면 현재가치는 864억원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금리가 10%가 되면 751억원이 됩니다. 회사는 그대로인데 시장 환경이 변함에 따라서 그 회사의 현재가치는 달라진 것이죠.

채권도 다시 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원금 1억원, 만기 3년, 금리 10%의 채권을 가정하겠습니다. 할인율이 3%였을 때 이 채권의 가격은 1억1978만원이었습니다. 할인율을 5%로 높이면 현재 가치는 1억1361만원으로 떨어집니다. 할인율이 7%가 되면 1억786만원까지 떨어집니다.

할인율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간입니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미래가치의 시점이 멀면 멀수록 할인율의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심해집니다. 장기채권은 금리가 하락할 때 단기채권보다 더 크게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질 때는 더 많이 가격이 빠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 성장성이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금리 인상 환경에서 주가가 많이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미래의 시점이 멀면 멀수록 주가의 낙폭이 더 크게 됩니다.

현재 가치가 1000억원으로 동일한 A, B, C, 모두 3개의 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A는 예상 성장률이 0%여서 현재도 1000억원, 미래에도 1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입니다. B는 3년 뒤 1157억원, C는 5년 뒤 1276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기업인데 할인율 5%를 적용해 현재가치가 1000억원이 됐습니다. 시장금리가 5%에서 10%로 오르면 각각의 현재가치는 얼마가 될까요? A는 그대로 1000억원입니다. B는 1000억원에서 869억원으로, 현재 기업가치가 13.1% 감소합니다. 이에 비해 C는 1000억원이던 현재 기업가치가 20.8%가 줄어 792억원이 됩니다.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게임, 바이오와 같은 종목들은 채권에 비유하면 장기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주 같은 가치주보다 주가가 더 많이 빠집니다. 성장주에 투자하실 때는 이러한 성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접근하셔야 합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에 물리신 개인 투자자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카오의 경영진만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네카오가 아무리 잘 나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주경야독,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장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홀로 꿋꿋이 공부하는 개미들의 편에 있겠습니다. '주'식과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여러분의 '독'학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주경야독은 매주 금요일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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