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의 이중성, ‘금지된 게임’ 골프 통해 볼 수 있죠”

박은진 기자
입력 2015/03/26 14:11
수정 2015/03/26 14:19
아시아소사이어티 편집국장 댄 워시번 ‘금지된 게임’ 펴내
중국 정치인 골프 ‘금기’이지만 글로벌 골프시장 먹여 살려
28719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금지된 게임’(The Forbidden Game) 저자 댄 워시번이 2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금지된 게임’은 중국 미사시에 대한 거울이다. 중국의 골프산업은 중국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물론, 빈부격차, 환경문제, 부패를 묘사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모순된 골프산업을 세 명의 삶을 통해 풀어낸 책 ‘금지된 게임’(The Forbidden Game)의 저자 댄 워시번은 25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전 세계에 아시아를 알리는 비영리단체인 아시아소사이어티(Asia Society)의 편집국장이자 ‘이코노미스트’ ‘ESPN닷컴’ ‘FT위켄드매거진’ 등 저명한 잡지에 기고해 온 워시번은 골프장 건설이 불법인 중국에서 수많은 골프장이 매년 새로 생기는 기이한 현상이 흥미로워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골프만큼 이중적인 운동은 없다. 글로벌 골프 시장이 경제위기로 흔들리는 사이 세계 골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게 바로 중국이지만 골프에 대한 인식은 적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워시번은 “중국에서 골프는 ‘부자들의 운동’이며 마오저둥 전 국가주석은 골프를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공산주의인 중국에서 정치인들은 골프를 칠 돈이 있어선 안된다. 정치인들 사이에서 골프는 말 그대로 ‘금기’다”라고 밝혔다. 그는 “골프에 대한 이 같은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 2010년 중국에 골프장 수는 600개가 넘어 5년 전보다 세 배 증가했다. 중국 골프산업이 부패와 모순으로 가득차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금지된 게임’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5년이다. 그 전에는 단순히 중국의 골프 경기를 따라다니며 취재하는 게 전부였다. 취재를 하면서 중국인 골프선수들의 흥미로운 개인사를 듣게 됐고 중국에서 골프는 골프 그 이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 골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이들이 대부분이였다. 이들은 골프를 통해 중국 상류사회를 엿보며 ‘차이니즈 드림’을 꿈꿨다. 이는 미국 골퍼들이 골프를 시작하는 이유와 확연히 달랐기 때문에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였다.

‘금지된 게임’은 중국 빈촌 출신으로 골프장 안전요원으로 일하다가 프로 골퍼로 전향한 저우쉰수, 하이난 섬 주민으로 골프장 건설 붐 덕분에 매점을 열게 된 왕리보, 미국인 골프장 건설 책임자 마틴 무어의 삶을 추적, 중국의 은밀한 골프문화를 파고든다.

“이 책의 중심은 저우쉰수이다. 지난 2006년 8월 상해의 한 골프경기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데도 저우쉰수는 연습은 안하고 나와 대화하는 데만 집중했다. 경기준비를 해야 하지않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그럴 필요없다며 흔쾌히 내 취재에 응해줬다.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그 날 이후 그의 얘기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고 결국 2007년, 약 일년 동안 저우쉰수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취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취재가 끝날 무렵에는 내가 저우쉰수 결혼식에서 건배사를 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왕리보와 마틴 무어를 취재하게 된 계기는 “2010년 책 출판계약을 하고 편집장과 상의한 결과 다양한 시각을 가져오려면 중국 골프산업에 발 담그고 있는 다른 인물들 취재도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우쉰수가 배고픈 프로골퍼라면 마틴 무어는 중국 부패사회에 엮인 골프장 개발자, 왕리보는 골프 개발회사와 지방정부로 인해 삶의 기반을 잃어버린 사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워시번은 중국정부의 골프산업에 대한 태도가 바뀌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중국 골프시장은 불확실하고 어둡다. 중국정부가 내년에 골프장 100개를 문 닫게 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라며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체택되자 중국정부는 엄청난 돈을 들여 선수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골프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는 여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은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에 땅덩어리를 많이 차지하는 골프장 건설을 허락하기엔 중국정부의 부담이 너무 크다. 국민의 원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을 떠나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워시번은 “현재 거주지가 뉴욕 브룩클린이라 앞으로 중국에 관한 책을 또 쓰긴 어려울 것 같다. 아마 뉴욕과 관련된 책을 쓰게 되지 않을까”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은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