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국제

이스라엘·UAE·바레인 美서 '아브라함 협정'

김덕식 기자
입력 2020.09.16 17:45   수정 2020.09.16 17:47
  • 공유
  • 글자크기
트럼프 중재로 수교 맺어
이란 위협에 공동 대응
이스라엘이 걸프지역 아랍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맺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유로 적대국이었던 걸프 국가들과 처음으로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한 셈이다. UAE와 바레인이 같은 아랍 민족인 팔레스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재 속에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 간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협정 명칭인 아브라함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날 서명식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인'으로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이슬람 아랍국가는 이집트, 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과 각각 1979년, 1994년에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수십 년간의 분열과 갈등 이후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7∼9개 국가와 추가적인 평화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만, 수단, 모로코 등이 다음 협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동 최대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이날 "사우디도 적당한 시기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협정 체결이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의 주요 정치 기반인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선전하고 나섰다.

이들 국가의 외교 정상화 배경에는 시아파 맹주 이란의 위협이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을 하나로 묶는 이번 협정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공동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성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를 다른 중동 국가에도 팔 의향이 있다"며 "이는 미국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UAE와 바레인은 F-35 등 미국의 첨단 무기체계 구매 등 안보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이들 국가 움직임에 암묵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UAE와 바레인이 참여한 이번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처지는 더욱 어려워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안보·안정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이 끝날 때까지 지역(중동)에서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협정을 비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 이날 나블루스, 헤브론 등 요르단강 서안 도시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협정 서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게다가 워싱턴에서 협정 서명식이 진행될 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로켓탄 2발이 이스라엘 남쪽으로 발사돼 이스라엘인 2명이 다쳤다. 이에 이스라엘은 다음날 가자지구를 공습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