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이앤트레터] "이렇게 오를 줄이야"…'리틀 버핏'도 땅치고 후회하게 만든 美기업은?

박용범 기자
입력 2021/02/07 06:36
수정 2021/02/15 09:25
12558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자이앤트 구독자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지요?

'게임스톱'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뉴욕증시는 다시 주요 지수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0.3% 올랐구요. 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9%, 0.57% 올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어요.

이달 초 뉴욕일대에는 적설량이 50~70cm에 이르는 폭설이 내렸는데요. 폭설이 그친 뒤인 지난 4일 맨하튼에 나가보니 이런 날씨 속에서도 줄을 서 있는 곳이 2군데 있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씨티MD'와 같은 긴급진료소(urgent care)이구요. 또 한 곳은 동물병원들이더군요. 이런 줄을 보면서, 동물들의 헬스케어 시장이 인간 못지 않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25587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하튼에 있는 반려동물 긴급 진료소인 `본드벳`(BondVet)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 [박용범 특파원]

그래서 오늘은 동물 관련 헬스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조에티스'(Zoetis)라는 기업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125587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유레카 뉴욕' 코너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반려동물 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자세히 소개해드렸었는데요. 관련 산업들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125587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팬데믹 이후 맨하튼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치솟았지만, 반려동물 헬스케어 관련 비즈니스는 반대로 성장 중입니다. 사진은 맨하튼의 한 건물에 VEG라는 동물 긴급 진료소가 입점 예정임을 알리는 광고. [박용범 특파원]



조에티스는 동물들을 생애 주기별로 관리해주는 회사인데요.

유전학에 기반해질병을 '예상'(Predict)하고, 데이터 분석과 인식기술, 백신으로 질병을 예방(Prevent)하며, 질병을 진단(Detect)한 뒤에는 약품 등으로 치료(Treat)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25587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가 제공 중인 동물 생애 주기별 서비스 [자료=zoetis.com]

화이자의 사업부였다가 별도 법인으로 발전했고, 2013년 화이자로부터 독립했죠.

1952년 화이자는 항생물질인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 등을 연구하는 와중에 가축에도 약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관련 사업을 확장했고, 1988년 화이자 애니멀 헬스(Pfizer Animal Health) 사업부로 발전해왔습니다.

2012년 이 사업부는 조에티스라는 이름을 달고 별도 법인화됐죠. 2013년 2월 IPO를 단행했죠. 이호 화이자와 지분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당시 IPO 규모는 22억달러로, 미 증시 역사상 페이스북(2012년 5월, 160억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125587 기사의 5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 주요 지표. 45개국에 진출해 있고, 제품 종류가 300개에 이릅니다. [자료=zoetis.com]

조에티스의 역사는 M&A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성장해왔죠.

1995년 경쟁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노든랩(Norden Lab)을 인수해, 반려동물 관련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독립 이후에도 2014년 11월 애봇 랩(Abbott Lab)의 반려동물 제약사업부를 2억 5500만달러에 인수했구요. 2015년에는 수경재배 질병치료 전문기업인 파마크(Pharmaq)를 7억 6500만달러에 인수하는 등, 연관 사업에서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해왔습니다.

125587 기사의 6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의 13개 블록버스터(연간 매출 1억달러 이상 제품) 제품군 [자료=zoetis.com]

조에티스는 제약업계의 꿈인 블록버스터 의약품만 13개를 갖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란 연간 매출이 10억달러가 넘는 의약품을 뜻하는데, 동물 관련 의약품은 1억달러가 넘는 제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입니다.

상위 10개 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장악력이 큰 회사입니다. 반려동물, 소, 어류 분야 헬스케어 제품에서는 글로벌 1위이며, 돼지, 가금류(닭·오리·거위 등)는 각각 2위, 3위입니다. 제품별로 보면 항감염제는 1위, 약제처리 사료첨가제(MFA: Medicated Feed Additive) 2위, 백신 3위, 구충제 4위를 기록 중입니다.

125587 기사의 7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는 2019년 기준 전체매출에서 반려동물 헬스케어 관련 매출이 51%, 가축 헬스케어 관련 매출이 49% 를 차지합니다. [자료=zoetis.com]



지역별로는 북미, 남미에서 1위, 아시아, 동유럽 2위, 서유럽 3위를 기록 중이구요. 한국에도 별도 법인이 있습니다.

조에티스는 2015년 이후 매년 약 8% 매출 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 성장률이 2~7%에 그쳤는데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죠. 2020년 1분기부터 3분기(1~9월)까지 매출은 전년동기 6.2% 늘어난 48억 71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25587 기사의 8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 연도별 매출 성장률과 관련 시장 성장률 [자료=zoetis.com]



조에티스가 지난달 11일 JP모간 주최 연례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시장이 5% 성장했고, 조에티스 매출은 7~8%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019년 매출(62억 6000만달러)를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은 약 67억~68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순이익은 2019년 17억 5500만달러에서 2020년에는 18억 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하고 있죠.

EBIT(이자·세금 전 영업이익)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5년 28%, 2016년 32%, 2017년 34%, 2018년 35%, 2019년 37% 로 계속 개선되고 있고, 2020년은 38%로 추정됩니다.

125587 기사의 9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조에티스의 이자·세금 전 영업이익(단위=백만달러) 추세와 영업이익률 [자료=zoetis.com]



참고로 조에티스는 오는 16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125587 기사의 1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뉴욕 맨하튼 유니온스퀘어 근처에 있는 펫코(Petco) 매장 내 헬스 & 웰니스 코너 모습 [박용범 특파원]



조에티스의 역사에서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챕터가 있는데요.

1월 말 '자이앤트 레터'에서 주택 유지, 보수 시장 강자인 '로우스'(Lowe’s) 를 소개하며 '리틀 버핏'이라고 불리는 빌 애크먼(Bill Ackman)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빌 애크먼의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는 조에티스를 대규모로 매집,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남겼습니다.

125587 기사의 1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캐피탈 창업자인 빌 애크먼(Bill Ackman). [자료=트위터]



퍼싱스퀘어는 2014년 11월 조에티스 지분 8.5%를 보유 중이라고 공개해, 주가를 크게 올렸습니다.


당시 매입단가는 주당 40달러 안팎이었죠. 2016년 부터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 2017년 2월 지분을 다 털었는데요. 당시 주가는 53~55달러였습니다. 2년 남짓 시간에 30~40%대 수익을 올렸으니 나쁜 성과는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애크먼은 매우 후회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조에티스 주가는 꾸준히 올라, 팬데믹이 터지기 전 140달러를 뚫었었습니다. 3월에 90.14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후 회복, 5일(현지시간) 종가는 159.2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애크먼이 매각한 이후에도 4년 동안 3배로 오른 것이죠.

125587 기사의 1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상장 이후 조에티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



시장분석 커뮤니티인 '시킹알파'(Seeking Alpha)에 따르면 조에티스에 대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21명 중 9명(42.9%)은 적극 매수, 4명(19.0%)은 매수, 7명(33.3%)은 중립, 1명(4.8%)은 매도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80.88달러입니다.

제약, 백신, 구충제, 약제처리 사료첨가제 시장은 매년 4~6% 꾸준히 성장 중이죠. 앞으로 이 회사의 경쟁력은 두 자릿수대로 성장 중인 질병진단, 바이오 기기, 유전학 관련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렸습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더 반려동물의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인간 게놈 프로젝트처럼, 동물들의 질병을 '사후 치료'가 아닌 '사전 예방'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125587 기사의 1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건강보조식품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GNC가 반려동물 영양제도 만드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사진은 뉴욕 맨하튼 펫코(Petco) 매장에 진열된 반려동물 영양제 코너. [박용범 특파원]



조에티스 CEO인 크리스틴 펙(Kristin Peck)은 지난달 JP모간 컨퍼런스에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직후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더 애착을 갖고,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동물들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데 더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유통채널들이 이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용품 온라인 유통 1위인 츄이(Chewy)는 물론, 펫코(Petco), 펫스마트(PetSmart),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공룡들도 반려동물 용품 온라인 시장에 매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죠. 조에티스가 얼마나 이런 유통채널 변화에 적응하는지도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125587 기사의 1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반려동물과 함께 뉴욕 맨하튼 플랫아이언 근처에 있는 펫스마트(PetSmart) 매장으로 들어가는 한 고객 모습 [박용범 특파원]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125587 기사의 15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박용범 매일경제 뉴욕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