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가, 바이든 '中견제' 전폭 지지…訪美 앞둔 文, 고민 커져

김규식 기자, 신헌철 기자, 한예경 기자
입력 2021/04/18 17:42
수정 2021/04/19 06:48
바이든, 스가와 대면 정상회담

美日정상, 52년만에 대만 거론
홍콩·쿼드 성명 포함해 中자극
中 "내정 간섭말라" 거센 반발

양국 반도체·5G·AI 협력 강화
경제 부문서도 中압박 발 맞춰

日은 올림픽·센카쿠 지지얻어
◆ 美·日 정상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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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52년 만에 '대만'까지 언급하며 '중국 팽창주의' 견제에 함께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일은 사실상 중국을 의식해 반도체 공급망과 5세대(G)·인공지능(AI) 연구 등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고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대응을 위한 협조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중국은 이 같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다음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미국 요청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지난 1월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 상대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맞아 2시30여 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안보·중국 견제, 경제협력, 기후변화, 북핵 대응, 한·미·일 협력, 도쿄올림픽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후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 등에서 '조' '요시(히데)' 등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철통 같은 미·일 동맹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며 "중국의 도전과 남중국해, 북한문제 등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롭고 개방된 미래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북한에 대한 대응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있어 일·미·한 3자 협력이 전례 없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스가 총리는 또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결의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 결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중국 견제였다. 스가 총리는 "동·남중국해에서 현상을 변경시키려는 시도와 지역 내 타자에 대한 위압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바이든 대통령 행보에 스가 총리가 힘을 실어주는 대신 일본은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이슈인 도쿄올림픽·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납치 문제 등에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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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서에는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인 대만과 홍콩·신장웨이우얼 지역 인권 문제 등이 모두 담겼다.


성명서에서는 '경제적이나 다른 방법으로 위압을 행사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질서에 합치되지 않는 중국의 행동에 우려를 함께한다'고 지적하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강조하고 양안(중국·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회담 성명서에 대만이 언급된 것은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전 일본 총리 간 회담 이후 처음이다. 또 성명서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구축하기 위해 전례 없이 굳건한 쿼드(미·일·호주·인도 안보협의체)를 통해 동맹국과 협력해간다'는 표현을 넣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명서에는 '홍콩·신장웨이우얼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염려를 공유한다'고 적시했으며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에 관해 미·일 안보조약 5조 적용을 재확인하는 내용도 담겼다.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등에 있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했다"며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 이행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성명에는 CVID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할 것을 재확인했다'는 수준의 표현이 포함됐다.

미·일이 밀착하고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다음달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선택지도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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