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상을 바꾼 빌 게이츠 부부, 이혼도 세상 흔드네

입력 2021/05/04 17:40
수정 2021/05/04 20:51
빌 게이츠·멀린다 게이츠 27년만에 이혼

"더이상 함께 성장할 수 없어"
트위터서 '결혼 끝낸다' 알려

독점자본가 기부왕 만든 내조
아내의 자선사업 동참한 외조
자선사업 재단은 유지하기로

"멀린다, 남편 그늘 벗어나려해"
146조 재산분할 놓고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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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자산 규모 세계 4위 부자인 빌 게이츠(66)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57)와 이혼한다. '잉꼬부부'로 알려진 세기의 부자 부부가 갑작스럽게 이혼하는 배경과 140조원으로 추정되는 재산 분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우리는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이날 오후 워싱턴주 시애틀 관할 법원인 고등법원에 공식적으로 이혼을 신청했다. 이혼신청서에는 "(결혼 생활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결혼 생활) 27년간 우리는 3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고,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일하는 재단도 설립했다"고 밝혔지만,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혼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재단에서는 계속 함께 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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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월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치른 빌 게이츠·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시애틀에서 피로연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게이츠 부부는 MS에서 만난 사내 커플이다. 둘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회사에 멀린다가 입사하면서 1987년 창업자와 마케팅매니저로 만났다. 빌 게이츠는 멀린다가 자신보다 퍼즐과 퀴즈를 잘 푸는 모습에 반했다고 알려졌다. 둘은 7년 연애 후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2000년 이후에는 부부가 함께 자선사업에 나섰다. 빌 게이츠는 MS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세워 질병과 기아 퇴치, 교육 기회 확대 사업을 지원해왔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기빙 플레지'운동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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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부친의 모교인 워싱턴대에 거액을 기부한 2001년 안전모를 쓴 채 부인 멀린다와 `윌리엄 게이츠 홀`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AP = 연합뉴스]

이혼 사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부부는 장녀 제니퍼(25)와 로리(22), 피비(18) 등 1남 2녀를 뒀고, 최근까지도 재단 활동에 몰두했다. 다만 부부 생활이 대외에 알려진 만큼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점은 일부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멀린다는 2019년 영국 런던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결혼 생활에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나날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013년 게이츠재단의 연례서한을 공동 명의로 작성하자고 제안하는 과정에서 큰 다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멀린다의 긴 여정이 이혼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멀린다는 2019년 저서 '누구도 멈출 수 없다'에서 "그는 평등해지는 법을 배워야 했고 나는 한발 올라선 다음 평등해져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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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부부가 2017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세간의 관심은 1300억달러(약 145조7000억원)에 달하는 게이츠 부부의 재산분할에 쏠린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 재산은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이조스, 루이비통의 베르나르 아르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 이어 세계 4위다. CNBC에 따르면 둘이 함께 설립한 재단은 현재 510억달러(약 57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결혼 기간이 길고, 아내도 재단에서 활동을 이어온 점이 법원의 분할액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부의 재산분할액은 베이조스 분할액보다 많을 수 있다. 당시 베이조스는 아마존 전체 주식의 4%(약 43조원)를 배우자에게 분할했다.

[이유진 기자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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