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일본여행 가지말라…두달 앞둔 도쿄올림픽 직격탄

김규식 기자, 신헌철 기자
입력 2021/05/25 17:07
수정 2021/05/25 23:29
美국무부, 여행경보 격상

CDC "백신 맞더라도 변이노출"

日정부 "입국 막힌것 아니다"
美올림픽위 "참가 가능" 진화
개최 반대하던 日국민들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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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시민들이 2020 도쿄올림픽 개최 강행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일본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로 7월 23일 개막할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이번 조치까지 더해지자 해외와 일본 언론들은 '타격' '악영향' '높아진 장애물' 등이라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필요한 도항(渡航·해외에 가는 것)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는 표현으로 일본으로 오는 게 막힌 상황은 아니라고 해석하며 파장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했다.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총 4단계로 이뤄지며 일반적 사전주의(1단계), 강화된 주의(2단계), 여행재고(3단계), 여행금지(4단계) 순이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이후 2단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3단계다. 국무부는 해외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매주 여행경보 수준을 조정해왔다.

이날 경보 단계가 여행금지로 상향 조정된 나라로는 일본 외에 스리랑카가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자국민에게 여행금지를 권고한 국가 수는 151개국·지역으로 늘었다.

국무부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 대한 보건경보를 4단계로 올렸다"며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CDC는 국가별 위험 수준을 4단계로 나누고 있다. CDC는 이날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여행자도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일본으로의 모든 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아직 도쿄올림픽에 대한 선수단 파견까지 재검토하는 상황은 아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감염 여부에 대한 사전 검사를 비롯해 선수단과 지원 인력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올여름 미국 대표팀의 안전한 참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지난달 미·일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안전한 올림픽을 주최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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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의 조치에 대해 미국 CNN은 "개최에 대한 허들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민과 국제사회를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본에 새로운 타격"이라고 해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 불안해하는 시선이 강해질 우려가 있다"고 표현했다. 교도통신은 "도쿄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을 파견할지, 어떨지의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스포츠는 "CNET은 '이것(여행금지 권고)이 팀 USA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며 올림픽에 불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미국 선수단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되면 동조하는 다른 나라 선수단이 추종하는 케이스도 상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가 끼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25일 "필요한 경우의 도항은 금지되지 않는다"며 "대회 개최를 실현한다는 일본 정부의 결의를 지지한다는 미국 입장에는 어떤 변화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올림픽 담당상은 "안전·안심 환경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감염 상황 파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올림픽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19 기세가 계속돼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여론도 악화된 만큼 개최를 바라지 않는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기사 댓글에 "미국 국무부의 권고가 일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배상금 없이 올림픽이 중지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적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개최를 중지(취소)해야 한다는 비율은 43%, 재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40%였다. 개최에 대한 부적정 여론이 83%에 달한 셈인데, 이는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일본 기업인 사이에서도 올림픽 개최에 대해 부정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연기나 취소를 희망하는 올림픽, 누가 어떤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는 비판적 글을 올렸다.

일본은 도쿄·오사카 등에 대해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작년 봄, 올 초에 이어 세 번째 긴급사태에 돌입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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