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델타변이 확진자 급증하는데…노마스크 바이든 "코로나 독립 임박"

입력 2021/07/05 17:21
수정 2021/07/05 23:14
워싱턴DC 내셔널몰 가보니

美의사당서 링컨기념관까지
2마일 걸쳐 가족·연인 북적
행사 5시간 전부터 자리 선점

바이든, 1천명과 백악관 파티
"백신 접종, 가장 애국하는 일"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 촉각
"백신 맞더라도 마스크 써야"
전염병 전문가들 잇단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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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연합뉴스]

제245회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은 7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중심가에 위치한 내셔널몰.

의사당에서 워싱턴기념탑을 지나 링컨기념관까지 2마일에 걸쳐 동서로 뻗은 공원인 이곳에 미국인들이 다시 돌아왔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 공놀이를 즐기는 학생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햇볕을 즐기는 연인들까지 방문객들은 다양했다. 불꽃축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당인 링컨센터 계단은 행사 5시간 전에 자리를 선점하려는 이들로 가득 찼다. 시간이 저녁으로 향하면서 인파가 급격히 불어나 서로 다닥다닥 붙어야 할 정도였다. 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코로나19로부터의 '해방'을 만끽했다. 다만 의사당 출입문은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건 이후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불꽃놀이는 이날 오후 9시 9분부터 17분간 워싱턴DC 하늘을 화려한 빛으로 수놓았다. 내셔널몰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흥에 겨운 일부 시민들은 미국 국가를 크게 부르며 행진했다. 내셔널몰 주변 교통 통제로 인해 귀갓길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지하철 역시 승객들로 붐볐고 지하철역사 앞 주차장도 만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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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워싱턴DC 시내의 워싱턴기념비에서 열린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이날 대부분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 =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불꽃축제는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보스턴, 오스틴, 내슈빌, 샌프란시스코 등 전역에서 열려 지역 주민들을 야외 광장과 공원으로 불러 모았다.

"미국이 함께 돌아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필수노동자와 군인 가족 1000명을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고 이같이 언급하면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코로나19로부터 독립이 가장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또 "과학이라는 자산에 힘입어 바이러스에 우위를 갖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등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델타 변이 같은 강력한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일정표 카드를 꺼내 들고 "뒷면에는 코로나19로 잃게 된 미국인들의 숫자 60만3008명이 있다"며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애국하는 일"이라며 거듭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50%로 나타났고, 코로나19 대처 분야에서는 62%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방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254명으로 2주 전보다 19% 증가했다. 발생 빈도를 살펴보면 미주리와 아칸소에서 인구 10만명당 16명꼴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바다, 와이오밍, 플로리다, 유타, 루이지애나 등 순이다.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 주에서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비율이 30~40%에 그치는 데다 신규 확진자 4분의 1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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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은 독립기념일까지 전체 성인 인구 중 70%에게 최소 1회 코로나19 백신을 맞힌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 중 코로나19 백신을 1회라도 맞은 사람은 67.1%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인은 58.2%였다.

CNN은 한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취약층을 상대로 퍼지며 백악관 내 일부의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행사 취소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고 전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사흘 전까지 감염 여부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백신 접종이나 마스크 착용은 요구되지 않았다. CNN은 "환희의 이면에는 높은 전염성의 델타 변이와 무수한 백신 접종 거부자로 인해 미국이 여전히 대유행의 손아귀에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떨어지고 델타 변이까지 급속히 번지자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접종률이 낮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환경에 있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로스앤젤레스(LA),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등은 지난주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선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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