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인권탄압 中신장 관련 거래 말라" 경고

입력 2021/07/14 17:40
수정 2021/07/14 19:19
블링컨 "中 집단학살 지속"
면화 폴리실리콘 토마토 등
美기업 신장産 구매땐 제재
작년 7월보다 경고수위 높여
中 "강제노동은 거짓말" 비난

美, 홍콩투자 기업 위험 경고
中 맞설 기술경쟁력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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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기관 6곳이 중국 강제노동 지역인 신장과 연관된 사업을 강력히 금지하는 경고문을 13일(현지시간) 게시했다. 미국 기업이 홍콩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경고령도 예고돼 있다. 미국 국무부가 전날 '2021 엘리 위젤 보고서(잔혹행위 보고서)'에서 "중국은 감금과 고문을 하는 국가"라고 적시한 데 이어 인권 문제를 파고들며 대중 견제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터무니없는 허위이자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무역대표부, 노동부가 함께 '신장 공급망 비즈니스 경고문'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7월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지역의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 공급망에 연루되지 않도록 기업과 개인투자자에게 처음 주의를 준 것에 더해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미국은 이번에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 사례를 분명히 기록했다. 또 신장 지역에 근거를 둔 중국 기업과의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경제적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예를 들어 신장에서 많이 생산되는 면화, 장갑, 헤어용품,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직물, 토마토, 휴대전화, 전자조립품 등을 거래할 때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신장 주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는 정밀 감시 시스템에 투자하거나 기술, 제품, 서비스 공급 및 제휴를 금지했다. 간접적인 비즈니스 과정에서도 이를 어기면 수출입 규제와 제재 형태로 미국 법 위반에 걸리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신장 지역에서 중국 정부의 집단 학살 및 범죄가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문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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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홍콩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미국 기업에 추가로 경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주 중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사업 위험성'에 대해 경고할 예정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홍콩에 저장해둔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는 등 사업에 대한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중국이 정부 지침에 반발하는 사람들에게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법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홍콩 내 지사를 둔 미국기업은 지난해 기준 282개(1200명)로 조사됐다.

미국은 중국 인권 문제를 비판하면서 기술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투트랙 전략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가 13일 개최한 글로벌 신기술 고위급회의에는 블링컨 장관을 비롯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핵심 정부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항하는 기술 파트너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는 미국 대통령과 의회 자문을 위해 2018년 설립된 기관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 권위주의 공포를 언급하면서 "반도체 제조 역량 등 핵심 기술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미국에 건설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기술동맹을 중시하면서 "일본·한국과 반도체, 유전체, 양자 기술에 대한 새로운 협력 파트너십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신장자치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성명에서 "미국이 신장 기업들에 무리한 제재를 하고 강제노동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거짓말로 완전히 강도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제재의 속내는 신장의 태양광 산업을 억압하고 안정적 발전을 교란하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결사반대한다"고 했다.

신장자치구 정부도 성명에서 "신장의 기초 재료 산업이 서방의 눈엣가시가 되면서 신장 기업들에 강제노동이라는 명분으로 생산 중단을 시키려는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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