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진짜 우주인' 된 베이조스…로켓 타고 100㎞까지 날았다

입력 2021/07/20 17:12
수정 2021/08/04 18:00
블루오리진 우주관광 성공

버진갤럭틱 이어 두번째 도전
항공기 못간 '카르만 라인' 도달

최고령·최연소 기록 새로 써
조종사없이 자동 비행 가능해
관광용 걸맞은 큰 창문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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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가 이끄는 우주 벤처기업 블루오리진이 베이조스 창업주와 승객 3명을 태우고 우주 관광용 로켓 '뉴셰퍼드' 발사에 성공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에 이어 약 10일 만에 시도하는 인류의 두 번째 우주 관광 도전이다. 특히 이번 도전은 항공기가 날 수 없는 100㎞ 상공인 '카르만 라인' 도달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블루오리진은 20일 오전 8시(한국시간 20일 오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뉴셰퍼드 로켓이 텍사스 서부 사막에서 이륙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베이조스 창업주는 파란색 관광용 우주복 차림에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로켓 발사대로 향했다.

베이조스 창업주가 탑승한 캡슐이 이륙 10분20여 초 만에 지상에 무사히 안착하자 텍사스 발사장에 모인 관중은 일제히 축하의 환호성을 질렀다.


뉴셰퍼드가 발사된 이날은 미국 아폴로11호가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날이다. 베이조스 창업주는 우주 비행을 앞두고 진행된 CBS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내가 긴장하고 있는지 계속 묻지만 정말로 긴장되지 않고, 흥분된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게 될지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건 경쟁이 아니며 미래 세대를 위해 우주로 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루오리진은 버진갤럭틱에 이은 두 번째 우주 관광 도전이지만 크게 세 가지 기록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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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 `뉴셰퍼드`호가 20일 미국 텍사스 발사기지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우선 베이조스 창업주는 인적 구성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록에 도전했다. 이번 여정에는 베이조스 창업주, 그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와 함께 196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 우주 비행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프로그램 중단으로 꿈을 접은 82세 월리 펑크, 블루오리진의 첫 유료 고객인 18세 올리버 다먼이 탑승해 역대 최고령·최연소 우주인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77세 존 글렌 전 상원의원, 최연소 기록은 25세 게르만 티토프 전 소련 우주인이 보유하고 있다.

또 버진갤럭틱과 달리 항공기가 날 수 없는 100㎞ 상공인 '카르만 라인'을 목표로 했다. 로켓은 해발 75㎞ 상공에서 탑승객을 태운 캡슐을 분리한다. 이후 캡슐은 100여 ㎞ 상공까지 올라갔다. 베이조스 창업주와 함께 동승한 탑승객들은 약 3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한 뒤 지상으로 복귀했다. 카르만 라인을 넘은 블루오리진은 목표 비행고도를 강조하면서 블루오리진이야말로 '진정한 우주 관광'임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버진갤럭틱이 항공기 이브를 활용해 일정 상공에 도달한 뒤 우주 발사체 VSS유니티를 발사하는 방식을 썼다면, 블루오리진은 로켓 뉴셰퍼드를 지상에서 쏘아올리는 방식을 구사했다. 특히 뉴셰퍼드는 18.3m 높이로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재활용 로켓이다. 캡슐과 부스터 모두 이번 비행에 앞서 두 차례 사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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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도 버진갤럭틱에는 조종사 2명이 탑승했지만, 블루오리진은 완전 자동 방식이다. 정원은 6명이지만 조종사 없이 승객 4명만 탑승했다.


이 밖에 우주 관광용에 걸맞게 우주탐사 역사상 가장 큰 창문이 설치됐다. 창문이 캡슐 3분의 1에 달해 지구와 우주 공간을 동시에 조망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번 비행에 성공하면 블루오리진은 본격적인 관광 상품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리진은 베이조스 창업주 옆에 앉을 비행 좌석을 경매에 붙였는데 낙찰가가 2800만달러(약 322억5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선보일 관광 상품 가격은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베이조스 창업주가 우주 여행에 성공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우주 관광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준비 중이다. 인스피레이션4(Inspiration4)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젝트에는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 등 총 4명이 참여하는데 이들은 '크루드래건(Crew Dragon)'호에 탑승해 지구 저궤도에 2~4일간 체류한 뒤 귀환할 예정이다. 우주 여행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증권사 UBS는 안전을 담보한다면 10년 후 우주 산업 규모 230억달러(약 26조4600억원) 가운데 30억달러(약 3조4500억원)는 우주 여행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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