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U '탄소국경세' 시작부터 삐걱 [글로벌 이슈 plus]

입력 2021/07/25 16:03
수정 2021/07/25 16:08
물가인상에 빈곤층 부담 우려
탈탄소 지원 기금 설립도 표류
"탄소세가 보호무역 촉발" 논란
지난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세계 첫 탄소국경세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이번 안은 유럽의회와 EU 각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CBAM은 EU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조치다. 철강과 시멘트, 알루미늄 등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본격 도입하려는 것은 국가별로 탄소 관련 규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이슈에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 EU는 폭염과 가뭄, 이상 기온 등이 탄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해 왔다.


탄소국경세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큰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20~21일 올해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슬로베니아에서 EU 회원국 환경장관들이 모여 관련 첫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드레이 비자크 슬로베니아 환경장관은 "많은 의구심이 표출됐다"고 전했다.

CBAM 도입으로 EU 역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해 빈곤층에서 삶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해 700억유로 규모의 연대 기금 설립을 제안했지만, 아직 많은 관련국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탄소국경세가 또 다른 무역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도 "탄소세는 비용 측면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세계 어디에서나 탄소세가 부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BAM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관세로 인해 수입 비용이 늘면 상품 가격 상승과 소비자 선택권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병폐가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아무 제재 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탄소를 배출하는 행위가 불법 보조금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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