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25개 빅테크에 노골적 군기잡기…"잘못 알아서 고쳐라"

입력 2021/08/01 13:54
수정 2021/08/01 23:35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표기업
中규제당국 구두로 최후 통첩

黨지도부, 중앙정치국회의서
"해외상장 감독 강화" 천명

틱톡 창업자는 주요직 사퇴
SCMP “눈에 안띄는게 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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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잇단 메가톤급 규제로 중국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는 등 '공산당 리스크'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의 핵심 빅테크 기업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으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에 이어 공산당 지도부도 중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기업 군기 잡기'가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30일 25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소집'해 최근 시작된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과 관련해 스스로 잘못을 찾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이날 불려온 기업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핀둬둬, 바이두, 신랑웨이보, 콰이서우, 징둥, 화웨이, 디디추싱, 메이퇀, 오포, 비보, 샤오미, 트립닷컴, 넷이즈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날 공업정보화부는 기업 경영진에게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 내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고 이를 바라잡으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철퇴를 맞기 전에 먼저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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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업정보화부는 반년에 걸쳐 '인터넷 산업 전담 단속'에 들어간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공업정보화부는 이번 단속의 초점이 데이터 안보 위협, 시장 질서 교란, 이용자 권익 침해 등에 맞춰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경고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빅테크 때리기'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정부를 공개 비판한 직후부터 여러 규제를 앞세워 인터넷 기업들을 압박해왔다.

특히 정부의 규제 강도와 범위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독점적 지위와 이로 인한 부당 경쟁 관행을 명분으로 내세워 빅테크 기업을 압박하다가 최근에는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데이터 안보 문제, 인터넷 기업들의 노동자 처우 등 문제에도 '몽둥이'를 꺼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톈진바이트댄스하이어자문 등 3개 계열사 법정대표직에서 사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초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가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 분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현시점에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25개 빅테크 기업을 한자리에 모은 날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하반기 경제운영방침을 확정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미국 상장 직후 중국 당국에 신규 영업 중단 조치 등 철퇴를 맞고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다시 한번 해외 상장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줄을 이었던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에 어떤 잣대를 들이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과 전 세계 투자자들 반응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향후 규제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하반기 주요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신재생에너지차를 꼽았다는 점이다.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 내 수요 잠재력을 통해 전기차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를 비롯해 교육,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전기차에 대해선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신에너지 차량의 판매 비중을 20%로 늘리고 2035년까지 이 비율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한편 중국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 하반기 경제 상황에 대해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해서 변화함에 따라 외부 환경이 복잡하고 국내 경제 회복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거시경제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1조위안에 달하는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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