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허찔린 中, 경제동맹으로 반격…CPTPP 가입 신청

입력 2021/09/17 16:05
수정 2021/09/17 21:32
탈퇴한 美 압박카드로 사용
日·호주 등 기존 회원국 반발
中 최종 가입은 쉽지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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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정세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간 새 안보 파트너십(오커스)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AP = 연합뉴스]

중국이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중국의 이번 CPTPP 가입 신청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균열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밤 성명을 통해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데이미언 오코너 뉴질랜드 무역장관에게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CPTPP의 전신은 미국이 주도했던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2017년 다자무역주의에 반기를 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탈퇴를 결정했다. 이후 일본·호주·캐나다·뉴질랜드·칠레 등 나머지 11개 국가들이 2018년 12월 30일 출범시켰다.

중국은 과거 미국 주도로 이뤄졌던 TPP를 자국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판단하고 CPTPP와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동맹과의 공조를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CP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중국은 기존 입장을 뒤집어 CPTPP 가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중국의 실질적인 가입 움직임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오커스를 발족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하루 뒤에 전격적으로 CPTPP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영국도 지난 6월부터 가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번 가입이 오커스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전면 부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1년 전부터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가입 신청을 했지만 최종 가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존 회원국들의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와인 등 호주산 수입품에 고액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도 중국과 최악의 관계다. 화웨이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했다. 중국이 영국의 CPTPP 가입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서둘러 가입 신청서를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 소재 중국·미국연구소의 소라브 굽타 선임연구원은 "영국이 먼저 가입해 거부권을 가지게 되면 위협이 된다"면서 "중국은 장벽이 높아지기 전에 들어가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CPTPP 규정을 준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국유기업, 노동, 전자상거래,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 등에 관한 CPTPP 규정을 중국이 충족하기 힘들다"며 "중국의 가입이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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