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아프간 폭탄테러차량 오폭 인정, "민간인 10명 희생, 참담한 실수"

입력 2021/09/19 16:59
수정 2021/09/19 18:18
매켄지 중부사령관, "전적으로 책임"
오스틴 국방장관 사과하고 조사 지시
CIA, 오폭 몇 초 전에 민간인피해 경고
아프간 유족 "대면사과하고 보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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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8월2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IS-K 폭탄테러차량으로 오인해 드론으로 폭격해서 민간인 10명이 희생된 곳<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지난 달 2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폭탄테러차량으로 오인한 드론 공습으로 민간인 10명을 희생시킨 점에 대해 사과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미군 미사일 발사 직후 '표적 차량에 민간인이 있다'고 긴급하게 알렸지만 이러한 오폭까지 막을 수 없었다. 아프간 유족들은 미국의 대면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지난 달 29일 카불에서의 드론 공습으로 어린이 최대 7명을 포함해 1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참담한 실수였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말했다.


그는 "공습은 공항에 있던 우리 군과 대피자들에 대한 임박한 위협을 막을 것이라는 진심어린 믿음에서 이뤄졌지만 그것은 실수였다"며 "전투사령관으로서 공습과 비극적인 결과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지난 달 29일 아프간 철군 당시 카불 도심에서 흰색 도요타 세단 차량을 IS-K 폭탄테러차량으로 간주하고 무인공격기를 동원해 헬파이어 미사일로 폭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은 1명의 IS-K 대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또 2차 폭발에 따라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아프간 현지에서는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무고한 민간인 10명이 희생됐다는 현장 목소리가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희생된 차량 운전자가 미국 구호단체 ‘영양·교육인터내셔널'(NEI) 협력자인 제마리 아흐마디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자체 조사를 거쳐 사건발생 19일만에 공식 사과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아흐마디와 IS-K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며 "국방부를 대표해 아흐마디를 비롯한 희생자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며 사과했다. 또 "끔찍한 실수로부터 배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 중부사령부의 조사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지시했다. 책임소재를 묻고 정보취급 문제점도 재확인하기로 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IS-K의 폭탄테러차량을 표적으로 해서 미군의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현장에 민간인이 있을 가능성을 긴급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NN은 "이미 늦었다"며 "민간인 희생 몇 초 전 경고가 나왔다"고 전했다.

부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발생한 아프간 오폭 사태에 대해 미국 민주당·공화당 모두 비판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의회로부터 강도높은 조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희생자 유족들은 미군에게 현장에서의 대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공습 책임자의 처벌과 보상을 촉구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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