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중인기 높은 고노 한판승이냐, 의원 지지많은 기시다 역전이냐 [글로벌 이슈 plus]

입력 2021/09/27 17:12
수정 2021/09/28 00:02
'포스트 스가' 日자민당 총재 선거 29일 결판

후보 4명…1차 과반 쉽지않아
결선투표로 최종 승자 가릴듯

대중 지지도 선두 달리는 고노
독단 이미지로 당내기반 약해

의원 선호 높은 온건파 기시다
2차땐 의원표 비중 높아 유리

강경보수 다카이치도 맹추격
아베 지지 힘입어 다크호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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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를 뽑는 선거가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 등 4명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29일 치러진다. 다수당·여권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게 일반적인 일본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1년여 만에 자리를 내놓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후임을 결정하는 절차이다.

대중·당원 인기에서는 당내에서 개혁파·독선적 이미지가 있는 고노가 앞서지만, 의원들 지지에서는 온건파 이미지인 기시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지지를 받고 있는 강경보수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도 뒤를 쫓으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1차 투표(소속 국회의원 382표+당원·당우 382표)에서 고노의 1위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선을 결정지을 수 있는 과반까지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의 1·2위가 다시 다투는 결선 투표(국회의원 382표+광역지방자치단체 지구당 47표)에서 총재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차 투표에서는 당원·당우 지지가 높은 고노가 유리하지만 결선 투표로 갈 경우 의원 지지 기반이 탄탄한 기시다 등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결선 투표에서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 1차 투표 결과를 본 의원들 마음이 어떻게 움직일지 등 변수가 적지 않다.

애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스가 총리-기시다'의 대결이 예상됐고, 기시다 우세가 점쳐지는 단순한 구도였다. 하지만 지난 3일 스가 총리가 급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해 스가 내각이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막을 내리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선거 판세가 급변했다.

대중·당원 지지도에서 앞서는 인물은 고노이다. 지난 23~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실시한 '차기 총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조사에서 고노를 꼽은 비율이 46%였고 기시다는 17%, 다카이치는 14%,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은 5%였다.


마이니치는 지난 24일 당원 표를 고노 40% 이상, 기시다 30% 이하, 다카이치 20% 이상 등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고노는 당내에서 개혁파이면서 통제가 쉽지 않은 '독단적·별종' 이미지가 있어 의원 지지 기반이 약하다. 예를 들어 작년 방위상이던 시절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는데 당시 당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원 96명) 등 보수 파벌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등이 고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당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는 이시바파나 당원들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시바 전 간사장이 아베 전 총리나 아소 다로 부총리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어 고노가 다른 파벌 표를 모으는 데는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민당 내 의원들 지지도에서는 온건파인 기시다가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6일까지 자민당 의원(중·참의원) 성향을 조사한 결과 기시다가 127표의 의원 표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한 정치평론가는 "기시다는 당내에서 온건하고 상식적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이번에 출마한 후보 중 의원들 지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파벌들 입장에서도 고노에 비해 예측가능한 기시다쪽을 선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담당 관료인 외무상을 지냈다. 기시다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기시다파(의원 46명) 이외에 호소다파 일부, 아소파 일부 등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는 강경보수로 분류되며 아베 전 총리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는 파벌이 없지만 아베 전 총리가 영향을 미치는 호소다파에 소속된 적이 있다. 사실상 아베 전 총리를 계승하는 인물로 불린다. 다카이치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보수층과 아베 전 총리를 의식한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다카이치는 특히 총리가 되더라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계속 참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태평양전쟁 종전일 등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왔다.

온건파인 노다는 여성 총재 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당내 지지 기반이나 여론 지지가 가장 약한 상황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의원 표 중요도가 달라지는 1·2차 투표 방식 △중의원 총선을 앞두고 '선거의 얼굴'을 원하는 3선 이하 의원들 목소리 △약해진 파벌 결속력과 자율 투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는 당원에게 인기가 높은 고노의 1위가 예상되지만 과반까지 확보하기는 무리여서 2차 결선 투표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본 언론들 예측이다. 2차 투표로 갈 경우 여러 변수가 등장한다. 2차 투표에서 의원 표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의원들에게 지지도가 높은 기시다 등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선 주요 파벌 결속력이 여느 선거보다 약해 기시다파를 제외하곤 파벌들이 지지 후보를 일원화하지 않고 의원들 뜻에 맡기는 자율 투표로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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