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유소 사장 폭행하고 새치기 차량에 흉기까지"…영국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9/29 10:52
수정 2021/09/29 11:00
영국 주유대란 5일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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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한 주유소의 대기 차량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경제규모 세계 5위이자 산유국인 영국에서 주유 대란이 5일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에 따른 운전사 인력 부족을 해소할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유소는 빈 물통을 들고나온 운전자들의 사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런던의 한 주유소에선 20대 남성이 새치기 차를 향해 흉기를 꺼내 들거나, 운전자들이 기름이 떨어져 문을 닫는 주유소 사장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주유소 열 군데를 돌아도 기름을 넣지 못하거나 몇 시간을 기다리는 사례가 속출했고 스쿨버스가 제대로 운행을 못해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유 대란은 영국 내 주유소 약 1200곳을 운영하는 대형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수송차량 운전사 부족으로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소식이 지난주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실제 주말 내내 주유소 곳곳에선 차량들이 긴 줄로 늘어선 진풍경이 펼쳐졌고, 일부 주유소는 사재기로 기름이 떨어져 문을 닫기도 했다.

특히 7월부터 봉쇄 완화로 경제 활동은 활발해진 반면, 자가 격리자가 급증하면서 트럭 운전사뿐 아니라 서비스 업종 등을 중심으로 일손 부족 현상은 더 악화했다.

상황이 이렇자 그랜트 샙스 교통장관은 "상황이 안정되는 신호를 보기 시작했다"며 "주유소에 물병을 들고 오지 말라. 위험하고 도움이 안 된다"며 사재기 중단을 호소했다.

전국 주유소 8380곳의 65%가 가입한 주유소연합(PRA)도 위기 종료를 알리는 초기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26일 주유소 3분의 2에서 기름이 떨어졌는데, 그 비율이 37%로 내려왔다는 게 이유다.

의료진 등 필수 인력에게 주유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2000년 트럭 운전사들이 정유사를 막는 등 시위를 벌였을 때 의료진 등은 주유소에 우선 접근권을 받은 바 있다.

영국에서는 주유 대란에 더해 가스비 급등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가스 도매요금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주유 대란에 대해 "문제가 개선되고 있으며 운전자들이 정상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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