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불 어업전쟁 터지나…영국, 프랑스 근해조업 신청 대거 기각

입력 2021/09/29 11:40
집단퇴짜에 프랑스 정계·어민 '보복할 터' 경고
브렉시트 협정 위반 논란…양국관계 긴장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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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저지섬 근처에서 항의하는 프랑스 어선[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갖은 불화 속에 살얼음 위를 걷는 영국과 프랑스가 근해 어업을 둘러싸고 새로운 분쟁에 들어갔다.

AFP통신,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프랑스의 12m 소형어선들이 영국의 6∼12마일(약 10∼20㎞) 근해 조업을 위해 낸 신규신청 47건 중 12건만 허가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있는 저지섬도 프랑스가 신청한 169건보다 적은 근해조업 허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레망 본 프랑스 유럽당당 장관은 프랑스 RTL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저 없이 집단적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본 장관은 "우리 어민들의 분노를 공감한다"며 "어업 합의가 준수되지 않으면 믿음을 갖고 영국과 협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어업계에서는 전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서북부 어민들은 유럽 대륙을 향해 바다를 건너온 영국 상품이 항구를 떠나지 못하도록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지역에 있는 브르타뉴 어업계 회장인 올리비에 르 네제는 영국의 조치를 두고 "바다, 육지에서 전쟁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어업갈등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EU 어선들의 접근에 제한이 생기자 심해졌다.

작년 12월 체결된 영국과 EU의 무역협력협정(TCA)에 따르면 영국은 전통적으로 근해에서 조업한 EU 선박들에 허가권을 나눠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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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 접근법이 TCA에 있는 우리 약속에 합리적이고 온전하게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신청서를 낸 EU 선박들이 과거 조업 영역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양부 장관은 TCA 위반이라며 영국 정부가 어업권을 인질로 삼아 정치 선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국경통제와 사법권 독립을 기치로 내건 브렉시트를 둘러싼 당위성 논란이 아직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EU 트럭 운전사들의 귀국에 따른 주유대란 때문에 브렉시트가 과연 옳았느냐는 논쟁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브렉시트를 옹호한 영국 보수당 정권에는 어업권 제한이 주권회복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는 소재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어업권 분쟁으로 인해 프랑스와 영국의 관계는 한층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양국관계 악재는 한두 개가 아니다.

프랑스는 최근 미국, 영국, 호주가 중국 견제를 위해 프랑스 몰래 전격 체결한 새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두고 불만이 컸다.

미국이 협약에 따라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함에 따라 프랑스의 호주 잠수함 납품계획이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올해 여름에 프랑스에서 영국해협을 건너 영국에 들어가는 미등록 이주자들의 수가 급증한 점을 두고도 갈등을 빚는다.

영국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주민 선박을 프랑스로 되돌려보내는 조치를 곧 시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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