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세계 첫 액화수소운반선 출항…수소경제 속도

입력 2021/10/27 17:37
수정 2021/10/27 22:43
일본 수소기지 고베 가보니

공항섬서 공급망 구축 실험
호주서 값싼 수소 들여온 뒤
민간에 전기·열 공급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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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화수소 운반선이 일본 고베 공항섬의 저장탱크·하역 시설 옆에 접안해 있다. [고베 = 김규식 특파원]

일본 고베 공항이 위치한 섬에 커다란 저장탱크 옆으로 배 한 척이 접안한 게 눈에 띈다. 이 배는 가와사키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화수소 운반선 '수소 프런티어'로 '수소 공급망 구축 실증 실험'의 핵심이다. 주변에는 저장탱크를 비롯해 하역시설 등이 완공돼 있다. 수소 프런티어의 탱크는 영하 253도에서 액화된 수소에 열·압력이 가해져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도록 진공층을 사이에 둔 이중 구조로 돼 있다. 이르면 내년께부터 9000㎞가량 떨어진 호주에서 갈탄을 활용해 저렴하게 제조된 수소를 한 번에 1250㎥(75t)가량 실어 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소는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소 발전 실증 실험에 이용돼 민간에 전력·열을 공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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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실질 탄소 배출 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2050년 기준으로 수소 2000만t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 수소는 차·선박·철강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수소 500만~1000만t이면 일본 전력 수요의 10%가량을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그린성장 전략'을 통해 2050년 전력원을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50~60% △화력·원자력 등 30~40% △수소·암모니아 10%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기타큐슈, 후쿠시마 등 여러 곳에서 수소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데 그중 수소 공급망·발전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고베 공항섬과 인근 포트아일랜드 등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고베시뿐 아니라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가와사키중공업, 수소 업체 이와타니산업, 간사이전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아키타 다이스케 고베시 에너지정책과장은 "정부 지원 3분의 2와 민간 부문 투자 3분의 1로 일단 2023년까지 실증 실험을 하고 이후에는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프로젝트의 핵심은 호주 등에서 값싼 수소를 들여오는 것인데, 이 역할을 맡는 게 가와사키중공업이 2019년 말 세계 최초로 진수한 액화수소 운반선 수소 프런티어다. 전장이 116m인 이 배는 기체에 비해 체적이 800분의 1로 줄어든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르면 내년께부터 호주에서 액화수소를 운반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 프런티어가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액화수소 양은 1250㎥인데 가와사키중공업은 16만㎥를 나를 수 있는 대형 운반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2030년께는 이 대형 운반선을 두 대 정도 운영할 계획인데, 이 두 대가 들여오는 양이면 1GW급 대형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 니시무라 모토히코 가와사키중공업 수소전략본부 부본부장은 "해외에서 저렴한 수소를 대규모로 들여오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공항섬 인근 포트아일랜드에서는 2018년부터 수소 발전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를 활용해 1㎿급 터빈을 돌려 인근 스포츠센터·병원·전시장 등 민간시설에 전력·열을 공급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액화천연가스(LNG) 80%, 수소 20%를 혼합해 연료로 활용하다가 LNG 비율을 점차 낮춰 2018년 4월 수소 100%로 성공했다. 현재 일본에서 제조된 수소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수소 프런티어가 들여오는 액화수소도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베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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