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헝다사태 계기 '금융 군기' 잡는다

입력 2021/10/12 17:32
기업대출 유착비리 조사
중국 당국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빅테크, 사교육 업체, 부동산 시장을 겨눴던 규제의 '칼날'이 이번에는 금융권을 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 지시로 중국 당국이 지난달부터 국영은행을 포함한 중국 금융기관과 민간기업 간 유착 관계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사는 국유은행, 투자펀드, 금융당국 등이 민간기업과 과도하게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고 전했다.


특히 약 360조원 부채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와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 미국 증시 상장으로 논란을 빚은 디디추싱과의 거래관계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중국 최고 반부패 조사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주도할 예정이며, 25개 금융기관이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WSJ는 이번 조사가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기점이 될 내년 가을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경제체제를 서구식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광범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한때 시 주석 측근으로 꼽혔던 왕치산 국가부주석의 세력 약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왕 부주석이 과거 금융기관에 본인 측근을 대거 기용했고 이들이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민간기업과 유착 관계를 맺어온 만큼 이번 조사가 결국 왕 부주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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