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헝다 위기에 中부동산 경기 급랭…15일 긴급회의

입력 2021/10/13 17:28
수정 2021/10/13 18:06
中 당국 규제까지 겹쳐
9월 주택거래 30% 급감
부동산협회 대책회의 소집
헝다(에버그란데)의 유동성 위기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중국 주택 판매가 급감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자 중국 부동산 업계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부동산 규제 일변도 정책을 내놨던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위기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원책을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의 지난 9월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룽후그룹홀딩스는 9월 주택 계약 매출이 1년 전보다 33% 급감한 31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화룬부동산(차이나 리소시스 랜드)도 지난달 계약 매출이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이 투자 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완커마저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3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헝다그룹은 아직 지난달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주택 계약이 급감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WSJ는 "중국 주택 계약 매출이 감소한 데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파산 위기에 빠진 헝다그룹이 촉발한 불안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부동산 개발 업체의 판촉 활동이 가장 활발한 9월에 주택 계약 매출이 급감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월 들어서도 중국 주택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중국 중즈연구원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 주요 도시에서 신축 분양 주택 거래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부동산 산업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3일 "부동산 분야 개발·운영·거래·관리·금융 관련 기업과 기관 등이 속한 전국 규모 단체인 중국부동산업협회가 15일 베이징에서 업계 좌담회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헝다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한 이후 중국 부동산 업계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소식통은 "부동산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며 "참석자가 각 기업의 고위급 간부인 만큼 이번 회의는 향후 (상황 추이에 있어)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그동안 규제 강공책을 펼쳤던 중국 정부가 태도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9%에 달할 만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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