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멈춰선 원전 재가동 고민하는 일본…노후원전 규제완화 움직임 [글로벌 이슈 plus]

입력 2021/11/29 17:01
수정 2021/11/29 18:02
현재 33기중 10기만 가동
원전 가동률 높이기 위해
원전수명 확대 방안 추진
'탈(脫)탄소'를 추진하는 일본의 고민 중 하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때 전부 멈춰 섰던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이 빠르게 늘지 않는 것이다. 전력원에서 원전을 비중 있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동되는 원전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석탄화력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일본이 보유 중인 원전 33기 중 10기가 가동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원전이 전력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일본은 최근 작성한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전력원에서 원전 비중을 20~22%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원전 27기 정도가 가동돼야 한다는 추산이 나오는데 현재 10기가 작동되는 것을 감안하면 갈 길이 멀다.


일본의 원전 고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출발한다. 2011년까지 일본에서 가동되던 원전은 54기로 전력의 30%가량을 책임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점차적으로 가동을 멈춰 2012년 5월 '가동 원전 제로(0)'를 맞게 된다. 원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고 이런 추가 대책에 원전 1기당 수천억 엔이 소요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폐로를 하고 현재 33기가 남아 있다. 이 중 재가동되고 있는 건 10기다.

일본 정부로선 원전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멈춰 선 원전 재가동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장기적으로도 원전 활용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린 성장전략'을 통해 2050년 전력원에서 화력·원자력 등의 비중을 30~40%로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40년 룰'과 '노후 원전'이다. 일본은 원전사고 후 원전 운전기간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승인 등을 얻어 최장 20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원전 33기 가운데 30년을 넘은 것이 15기이고 40년을 넘은 게 4기다. 40년을 넘은 원전 중 미하마 3호기가 원자력규제위 승인과 주민 동의 등을 얻어 지난 6월 처음으로 재가동됐으나 10월 테러대책 마련 등을 위해 다시 멈췄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33기 모두 원자력규제위 승인 등을 얻어 '60년'까지 수명이 연장된다고 해도 남는 원전은 2050년 23기, 2060년 8기에 그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에서 부상하고 있는 방안이 '40년 룰'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최장 80년까지 운전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운전 연수를 조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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