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탄화력 포기 않는 日…따가운 시선에도 2030년 전력 19% 의존 [글로벌 이슈 plus]

입력 2021/11/29 17:02
수정 2021/11/29 22:13
日, 석탄화력 오염물질 줄이는 연구 활발

현재 석탄화력 의존도 32%
脫탄소 추세 동참은 하지만
급격한 변화보단 안정 택해
경제성 안정성 고려한 결과

佛, 2022년까지 석탄화력 중단
英도 2024년께 완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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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앞바다인 세토나이카이에 위치한 섬 '오사키카미지마'에는 석탄화력발전을 연구하는 실증실험 단지가 있다. 상업 발전을 멈춘 오사키발전소 자리에 조성됐는데, 이곳에서는 석탄을 가스로 만들어 발전의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 개발과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재활용하는 실험이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

도쿄전력과 주부발전이 절반씩 출자해 만든 JERA는 지난 6월 아이치현 헤키난화력발전소에서 석탄과 암모니아를 섞어 연료로 쓰는 발전의 실증실험에 들어갔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 두 연구는 탈(脫)탄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눈총받고 있는 석탄화력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보여준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 실질 배출 제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여야 하지만 비용, 전력 공급의 안정성, 조달 리스크, 경제안보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 대안으로 석탄화력발전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본은 최근 수립한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46%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2030년 전력원을 △재생에너지 36~38% △원자력 20~22% △액화천연가스(LNG) 20% △석탄 19% △수소·암모니아 1% 등으로 가져가겠다는 계획표를 내놓았다. 2019년 석탄화력 의존도가 32%였던 것을 감안하면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전력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근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영국·캐나다·폴란드 등 40여 개국이 지지한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안에 일본은 미국·중국 등과 함께 동참하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력원에서 석탄화력 비중은 영국이 2%, 프랑스가 1%다. 프랑스는 2022년께, 영국은 2024년께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할 계획이다.


한국은 석탄화력 비중을 2030년 21.8%까지 줄이고 2050년 폐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COP26을 통해 아시아에서 화력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석탄과 암모니아를 섞어 쓰는 방식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아시아에 적극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태도에 대해 비정부기구(NGO)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탈탄소 대책에서 불명예의 의미인 '화석상'에 일본을 2년 연속 선정하는 등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COP26에서 귀국한 후인 지난 11일 '2030년 전력원에서 석탄화력의 비중을 19%로 가져가는 계획을 변경하지 않고 진행해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가 석탄화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석탄'을 평가한 것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석탄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지만 조달에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고 가격이 저렴하며 보관도 쉽다. 공급 안정성이나 경제성에서 뛰어나다.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중에 조정 전력원으로 역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최근 석탄값이 오르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경제성이 높고 중동 등에 치우친 석유 등에 비해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리스크가 낮다는 게 일본의 판단인 셈이다.


기시다 총리의 COP26 연설에서 볼 수 있듯이 당분간 석탄화력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입장인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석탄화력을 개선해 보겠다는 대표적 실증실험 중 하나가 오사키카미지마의 '오사키 쿨젠 프로젝트'다. 이 실증실험은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립연구법인인 신에너지·산업종합기술개발기구(NEDO)의 지원을 받고 있다. J파워와 주고쿠전력이 설립한 회사인 오사키 쿨젠이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이 프로젝트는 △1단계 석탄 가스화 복합발전(IGCC) △2단계 IGCC와 이산화탄소 분리·회수 △3단계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오사키 쿨젠의 IGCC는 석탄을 직접 연소시키는 일반 화력발전과 달리 고온과 소량의 산소로 석탄을 쪄내 일산화탄소·수소 등이 주성분인 연료가스(석탄가스)를 만드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 연료가스의 열은 보일러를 통해 회수돼 발전에 활용된다. 또 연료가스에서 불순물과 유황분 등을 제거한 후 이를 연소시켜 가스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도 발전이 이뤄진다. 열·가스를 모두 발전에 활용해 발전 효율을 높인 셈이다. IGCC로 발전 효율을 높이는 것을 통해 결과적으로 일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5%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9년부터 IGCC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재활용하는 2단계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IGCC를 진행하면서 연료가스의 일부를 '이산화탄소 분리·회수 설비'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수소 농도가 높은 가스로 분리해낸다. 이때 수소 농도가 높은 가스는 발전에 활용하게 되고 이산화탄소는 일부 회수해 콘크리트·시멘트, 화학제품, 농업 등에 재활용하는 방식의 실험이 진행된다. 3단계 실증실험은 IGCC에 더해 연료전지까지 발전에 활용해 효율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IGCC와 연료전지를 조합해 발전 효율을 높여 기존 석탄화력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석탄화력을 고집하는 정부에 대해 '세계적인 흐름에서 뒤처져 산업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럽연합이 탈탄소 대책이 미진한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국경탄소세'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게 도입되면 일본의 자동차나 철강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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