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대서양 건너편에…중국 해군기지 짓는다

입력 2021/12/06 17:29
수정 2021/12/06 21:47
적도기니에 中군함 상주 가능성
미중 군사긴장 대서양으로 확대
美, 원조 제공해 적도기니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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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프리카 중서부에 있는 적도기니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이 이 지역에 군사시설을 마련한다면 사상 최초로 중국 군함이 미국 동부 해안 반대편에 상주하게 된다. 대만 문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등 쟁점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대서양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WSJ는 미국 정보당국 기밀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중국이 해군기지를 건설할 곳으로 적도기니 항구 도시인 바타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이미 중국이 건설한 상업 항구가 있으며 인접 국가인 가봉 등 중앙아프리카 내륙으로 통하는 고속도로도 갖추고 있어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이 이곳에 기지를 구축한다면 최초로 미국 동부 해안 맞은편에 군사적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그동안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중국은 인도양과 접해 있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 지부티에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한 적이 있지만 대서양에는 아직 군사기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익명의 미국 정부 소식통은 WSJ를 통해 "새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중국 함선의 재장전과 수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미국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타운젠드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도 지난 4월 상원에 출석해 "중국이 미국에 가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해군 시설을 짓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자 지난 10월 존 파이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적도기니로 파견해 중국 측 요청을 거부해 달라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은 지난 3월 적도기니 군기지에서 탄약 폭발로 최소 100명이 사망하자 곧바로 도움을 제공하는 등 외교적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또한 적도기니에 해군기지를 짓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10월 미국 NSC 부보좌관이 방문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적도기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적도기니는 항상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전력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적도기니는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과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테오도린 응게마 오비앙 망게 부통령이 통치하고 있다. 이들 부자는 친중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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