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어! 네덜란드 축구팀 상징색인데"…오렌지색에 담겨 있다는 이 메시지

입력 2021/12/07 17:21
수정 2021/12/07 20:19
대사·부대사가 모두 여성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에
주요건물 오렌지색 물들이는
'Orange the World' 캠페인

"코로나 집콕에 가정폭력 늘어
성역할 고정관념부터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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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왼쪽)와 에바 위트만 부대사. [김호영 기자]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0일까지는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이다. 1981년 도미니카공화국의 세 자매가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가 정권의 폭력으로 숨진 11월 25일을 기념한 것에서 출발했다. 매해 세계 각국에서 이 기간에 여성폭력 추방과 양성 평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매일경제는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에바 위트만 부대사와 최근 인터뷰를 하고 유럽에서도 '성평등 선진국'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그 명성에 어울리게 서울 주재 대사관 가운데 이례적으로 대사·부대사가 모두 여성이다.

도너바르트 대사는 성폭력 근절 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 내내 네덜란드 주요 건물 곳곳을 희망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물들여 놓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Orange the World)에 대한 인식을 우리 사회에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렌지색은 여성폭력 추방 운동을 상징하는 색이다.

도너바르트 대사는 "네덜란드에서도 예전에는 폭력에 대해 여성들이 침묵했지만 지금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건물에 비친 오렌지색은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도너바르트 대사는 "성 불평등과 관련한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찰관과 소방관, 비행기 조종사 등 과거 남성의 직업이라고 여겨졌던 분야를 남녀 구분 없이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며 "여성도 이러한 직업에 당연히 참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위트만 부대사는 대사관에서 한국 직원을 채용할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부대사가 여성이라는 점을 지원자가 알고 깜짝 놀라더라"며 "우리 일상에 남녀 차별적 태도가 너무 깊이 인식돼 있어 인지조차 못하는 때가 많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여성 외교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위험성에 관해서도 경고했다. 도너바르트 대사는 "팬데믹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가정폭력 신고가 증가했다"면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집에만 있게 되는 상황이 여성과 아이들에게 위험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고정관념을 뿌리 뽑아 성평등이 기본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혀야 성 차별적 폭력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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