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전직 관료의 탄식 "이젠 일본은 한국과 경쟁조차 불가능한 신세"

입력 2021/12/08 14:33
수정 2021/12/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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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TSMC 공장 예정지

일본의 전직 경제 관료가 "첨단산업이 씨가 마를 정도로 대위기에 있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산업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제산업성 고위 간부 출신의 평론가인 고가 시게아키(66)는 시사 주간지 주간 아사히에 '대만 기업에 휘둘리는 슬픈 일본'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칼럼에서 대만 TSMC에 대한 일본 정부의 '굴욕적 특혜'를 언급하며 "1988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이 이제는 10%에도 못 미치는 지경이 됐다고 글로벌 톱10 중 일본기업은 단 한곳 도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대만 한국 미국기업을 상대로 최첨단 경쟁에 뛰어드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고가는 또 "TSMC가 일본에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정부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상황"이라며 "10년 전 기술인 20나노 공정의 생산 설비를 TSMC가 지으면서 '최첨단 공장'이라고 말하는데도 일본은 이에 대해 감지덕지해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TSMC 공장을 일본 내 짓기 위해 정부가 천문학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일본에 TSMC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총 8000억엔(8조3000억원)의 건설 비용 중 절반인 4000억엔을 보조금으로 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안했다.

TSMC가 이를 수락하자 일본 정부는 "일본 공장에서 출하되는 반도체를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고가는 이에 대해 "반도체를 우선 공급 받기 위해서는 지분출자방식으로 경영에 직접 관여 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일본은 막대한 돈을 TSMC에게 빼앗겨 버렸다"고 탄식했다.

한국의 경제 보복도 지적했다. 그는 "2019년 경산성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본산 반도체 소재의 삼성전자 수출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제 와서 삼성전자에게 반도체 관련 부탁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일본은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앞으로도 TSMC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미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반입하는데 성공하게 됐다고 부러워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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