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앞 못 보는 아버지 업고 12시간 걸어 백신 맞힌 20대 브라질 원주민

입력 2022/01/17 20:07
수정 2022/01/18 10:46
아마존에 살고 있는 한 원주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아버지를 등에 업고 왕복 12시간 도보로 다녀온 사연을 영국 BBC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소개해 화제다.

BBC에 따르면 현지 원주민 타위(24)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 와후(67)를 등에 업고 아마존 밀림에 설치된 임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를 지난해 1월 찾았다.

당시 아버지를 등에 업은 타위는 거친 밀림을 뚫고 꼬박 6시간을 걸어 센터에 도착했다. 접종을 마치자 아들은 곧장 아버지를 다시 업고 왔던 길을 걸어 마을로 돌아갔다. 무려 12시간 동안을 걸은 셈이다.

이들의 사연은 아마존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에릭 제닝스 시모스 박사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알려졌다.


시모스 박사는 당시 와후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로 건강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한 아들 타위가 아버지를 업고 왕복 12시간을 걸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모스 박사는 "부자간의 사랑을 보여준 감동적인 광경"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해에 긍정적인 희망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사진을 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와후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브라질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원주민은 853명이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게 브라질원주민협회(APIB) 측의 주장이다.

APIB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원주민이 약 10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보건 당국은 원주민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밀림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원주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위가 속한 조예족의 인구는 320명에 불과하지만 거대한 밀림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브라질 정부는 한 곳에서 기다리면서 라디오 등을 통해 코로나 정보를 기다리면서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을 택했다.

와후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먼길을 찾아 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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