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트에 오렌지 주스도 없어요"…미국 대형마트 냉장코너가 비었다

입력 2022/01/20 17:19
수정 2022/01/20 22:10
주스·통조림 구하기 힘들어
서비스업종 요금 10% 올라
P&G 2년연속 가격인상 예고
미국 뉴저지주 엥글우드에 있는 대형마트인 숍라이트. 기자가 일주일에 한 번은 찾는 곳인데, 2주 전부터 오렌지주스를 사기가 어려워졌다. 대형 냉장고 곳곳에는 '생산 부족에 따라 일부 품목에 공급이 제한되고 있으니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오렌지주스가 수급 불균형을 빚게 된 것은 플로리다주 오렌지 수확량이 1945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가정 내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할인 판매 등은 사라지고 각종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통조림, 냉동식품 코너에도 빈자리가 많았다.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에는 사재기 등 불안감에 가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했지만, 최근에는 인력난·물류난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뉴욕 주요 커피점들은 연말·연초에 커피 가격을 슬그머니 올렸다. 이제 맨해튼에서는 5달러 이하짜리 카페라테를 찾아보기 힘들다. 헤어 커트 등 일손이 늘 부족한 업종에서는 새해 들어 10% 이상 요금을 인상했다.

공급망 혼란 속에서 기업들은 물류비, 인건비, 원자재 가격 등 각종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G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제품 가격 인상이 2022년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P&G는 2019년 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제품 평균 가격을 인상했다.


P&G는 2월 말부터 타이드 세제, 다우니 섬유유연제 같은 섬유 관련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며 이미 유통업체들에 가격 인상을 통보한 상태라고 이날 전했다. 이어 4월 중순에는 개인 건강용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G는 페브리즈(탈취제), 팸퍼스(기저귀), 다우니(섬유유연제), 질레트(면도기)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0% 급등해 198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WSJ는 "P&G의 경쟁사인 유니레버, 킴벌리클라크 등 소비재 업체 다수가 세계 공급망 대란 속에서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P&G는 지난해 자사 소비자 제품 가격이 평균 3% 상승했으며 이는 4분기 매출 성장분에서 절반을 차지한다고 전했다.P&G 4분기 매출은 21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P&G는 2022년 회계연도에 원자재, 운송, 외환 비용으로 28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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