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전쟁위기'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대피령

박민기 기자
입력 2022/01/23 17:39
수정 2022/01/23 23:08
CNN "이르면 이번주부터 대피"
獨, 우크라 요청한 무기수출 거부
우크라, 독일대사 초치해 항의
美-NATO 공조에 '파열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대피를 명령했다.

통상 무력 충돌이 예상될 때 타국 주재 대사관 직원 대피 조치가 내려지는 만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다. 외신들은 이들의 대피가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이날 "미 정부 관계자가 이르면 다음주 월요일부터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대피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머무르는 미국 시민들에게도 민간 항공편을 이용한 대피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며 "민간 항공편 이용이 가능할 때 대피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폭스뉴스에 전했다. 다만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안보 상황이 악화될 경우의 비상사태를 대비해 철저한 계획을 짜는 중"이라며 "지금 당장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피 작전은 현지에 남아야 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미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수만 명의 군 병력을 집결시키는 등 침공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전 세계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은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첫 탄약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은 최근 독일 해군의 최고 지휘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고조됐다.


독일 국방부는 최근 독일 해군총감 카이아힘 쇤바흐 부제독이 제출한 전역 신청서를 즉각 수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 주재 독일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쇤바흐 부제독은 "인도에서 안보 및 군사정책과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한 콘퍼런스에서 쇤바흐 부제독이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고 우크라이나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쇤바흐 부제독은 푸틴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적이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지지를 얻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요구하는 존중을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전 세계의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예프 주재 독일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나토를 이끌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왔다. 나토 회원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최근 러시아발 위기가 고조되자 독일산 무기 '122㎜ D-30 곡사포'의 우크라이나 이전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지만 독일은 이를 거부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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