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채권 11억弗 달러대신 루블화로 받는다

입력 2022/03/07 23:24
수정 2022/03/07 23:35
러, 韓 비우호국 지정 파장

디폴트 내몰린 러 일방통보
러펀드·수출기업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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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에 채무를 지고 있는 러시아 기업과 시민, 지방자치단체는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채무 이행을 해도 된다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에 대해 러시아가 거꾸로 제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러시아 정부는 7일(현지시간)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와 지역 목록을 발표하면서 이 목록에 한국을 포함했다.

목록에는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27개 EU 회원국,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대만, 우크라이나 등이 포함됐다.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들에는 외교적 제한을 포함한 각종 제재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는 특히 이날 비우호국가 목록을 발표하면서 이 정부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내린 '일부 외국 채권자에 대한 한시적 의무 이행 절차에 관한 대통령령'의 틀 내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령에 따르면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외국 채권자에 대해 외화 채무가 있는 러시아 정부나 기업, 지방정부, 개인 등은 해당 채무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채무자는 러시아 은행에 채무자 명의로 된 특별 루블화 계좌인 'S'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로 변제일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에 따른 외화 채무액의 루블화 환산액을 송금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정은 월 1000만루블(현재 환율 기준 8850만원)이 넘는 채무 상환에 적용된다고 러시아 정부는 설명했다.


러시아 측이 외국 측에 대한 국채 등의 외화 채무를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루블화 환산액으로 상환받는다 하더라도 한국이 받을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러시아 관련 대출과 투자 등 익스포저는 올해 2월 말 기준 총 11억7000만달러로 전체 대외 익스포저의 0.4% 이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대러시아 익스포저 중 상당 부분은 대출금"이라며 "러시아가 디폴트(파산)를 피하기 위해 루블화로 채무를 상환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최현재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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