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 황제 만들기' 값비싼 대가…"中경제 30년만에 최악"

입력 2022/05/15 16:41
수정 2022/05/16 13:13
경제 망가져도 제로코로나 고수하는 중국

봉쇄방역으로 경제 직격탄
올 내수피해 3400조원 추정
수출·소비·생산 곤두박질

中 경기 부양책 내놨지만
시진핑 최대 치적 제로코로나
올가을 3연임 확정까진 고수할듯

코로나 정점때보다 경제 심각
V자반등 아닌 L자침체 전망
성장률 5.5% 달성 물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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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사(史)는 2022년을 정치의 해로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덩샤오핑이 확립한 공산당 지도 체제가 대변혁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덩샤오핑 체제의 핵심은 공산당 독재지만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지 않고 집단지도 체제를 유지하며 권력자들은 5년씩 두 번 연임해 10년만 집권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덩 체제를 뒤집고 3연임에 나설 예정이다. 집단지도 체제도 희미해지면서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로 개편된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큰 변화다. 중국 공산당의 모든 시선이 당대회를 향하는 이유다.

탄탄대로일 것 같던 시 주석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에 큰 악재가 나타났다. 바로 악화일로의 경제 상황이다.


중국 국민은 일자리가 있고 발 뻗고 누울 집이 있다면 공산당의 무소불위 권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공산당은 중산층에 번영을 안겨주는 대가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공산당 지도부가 성장률, 실업률, 물가 등 경제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그런데 가을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중국 경제가 바람 앞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경제가 추락하고 인민의 삶이 팍팍해지면 시 주석 장기집권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경제 상황 악화가 시 주석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제로코로나' 정책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경제는 살려야 하지만 제로코로나는 포기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일단 중국 경제의 현 상황부터 살펴보자.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부터 암울한 진단이 나온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1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새로운 코로나19 확산과 예상을 벗어난 국제 정세 변화 영향으로 4월 경제 하방 압력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경제 사령탑이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 악화의 원인을 이야기할 때 '국제·국내 환경 변화'라는 모호한 표현을 써왔는데 리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리 총리가 경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언급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는 "어려움과 도전을 직시한 채 경제를 큰 틀에서 안정시킴으로써 실제 행동으로 20차 당대회의 승리적 개최를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외부의 평가는 더욱 박하다.

저명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개최된 웨비나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심각성은 2020년의 10배 이상이다. 올해 중국 경제는 2020년 수준의 성장률(2.2%) 달성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쉬 교수는 올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는 1억6000만명, 경제 피해액은 18조위안(약 3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18조위안은 작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5.7%에 달한다.

홍콩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의 산웨이젠 회장은 "현재 중국 경제가 30년 만에 최악의 상태"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경제를 최악으로 몰아넣었던 톈안먼 사태 이후 사실상 중국 경제가 가장 안 좋은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다.

경제 통계들도 중국 경제가 제로코로나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 3대 축인 수출·소비·투자 중 수출과 소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수출은 2736억달러로 1년 전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 증가율(14.7%)보다 1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불황도 본격화하고 있다. 4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SCMP는 "세계 주요 22개 국가 중 중국의 제조업 투자심리가 최악이었다"고 전했다. 중국 소매판매도 3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 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 도시 봉쇄 등이 본격화한 4월 이후 수치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경제에 경고음이 커지자 당국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재정정책과 지급준비율·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 전망은 어둡다. 시 주석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직접 피력했다. 경제를 희생시키더라도 자신의 방역 리더십에는 상처를 내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V자 반등 대신 L자형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올해 2분기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 안팎)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CNBC는 "시장의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3~4.5% 수준으로 모두 정부 목표치를 밑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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