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월, 당신 실수한거야"...美연준 '인플레 대응' 비판한 버냉키

입력 2022/05/17 17:39
수정 2022/05/18 08:31
1~2년내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모건스탠리 "미국 1년 안에
경기침체 가능성 27%" 전망

美 4월 소매판매 0.9% 늘어
인플레 우려에도 수요는 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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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사상 첫 양적완화(QE) 정책을 추진했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향후 1~2년 안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전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버냉키 전 의장은 그의 신간 '21세기 통화정책' 발간을 앞두고 한 뉴욕타임스(NYT)·CNBC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온건한 시나리오하에서도 경기 둔화는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1~2년 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며,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다. 그것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밝혔다.


또 버냉키 전 의장은 올해 3월부터 통화 긴축에 들어간 현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늦었다고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왜 그것(긴축)을 지연시켰는지 의문이다. 돌이켜보면 실수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직후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를 시행했던 버냉키 전 의장보다 더 큰 규모였다. 하지만 이후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급격한 반등에도 긴축을 망설였고, 이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파월 의장이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의 트라우마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버냉키 의장이 첫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언급하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 자본시장이 붕괴하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


이때 연준 이사로 활동했던 파월 의장은 2013년의 기억을 반면교사로 삼아 통화정책을 취하기 전 충분한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지침)를 제공하려 애썼다. 이에 대해 버냉키 전 의장은 "그들(연준)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면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연준의 인플레 문제 대응을 느리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또 버냉키 전 의장은 최근 물가 급등 현상이 1970~1980년대 초인플레이션과 비슷할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향후 1년 동안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27%로 전망했다. 직전 전망이었던 3월의 5%보다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소매판매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감률(전월 대비)은 시장 예측치와 같은 0.9%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와 식당 이용 등을 계속함에 따라 소비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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