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이 대만 침공땐 군사개입"이 발언…바이든, 실수였나 의도 있었나

입력 2022/05/24 17:42
수정 2022/05/25 06:42
中과 정면충돌 피하려는듯
"하나의 중국 원칙 불변" 진화

中, 실수 아닌 전략변화 의심
"승냥이에겐 엽총" 독설 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 개입을 시사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직접 수습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끝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만 방어를 위한 미군 투입 여부에 대한 질의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과 극한으로 대치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예스(Yes)"라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의 평화와 안정성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세 차례나 반복한 것을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상황을 우방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동 개입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비교했고, CNN 주최 토론회에서는 "대만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색스 미국 외교협회 리서치 펠로는 로이터통신에 "실수가 아니라고 믿는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경험과 발언 당시 옆에 일본 총리가 있었다는 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설명 이후 해당 발언이 나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로이터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했을 때 대응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승냥이에게는 엽총이 기다린다'는 노래 가사를 소개하며 대미 신경전의 수위를 높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대만 방어 발언과 관련해 '대만 정책은 변함없다'고 해명한 데 대한 입장을 요청받자 "'하나의 중국' 원칙 문제에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독립 저지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강조한 뒤 "중국에서 회자되는 옛 노래 한 곡을 들어보기를 권한다"며 "노래 가사에는 '친구가 왔고 좋은 술이 있는데 만약 승냥이가 온다면 그(승냥이)를 기다리는 것은 엽총'이라는 대목이 있다"고 했다. 미국을 '승냥이'에 비유한 것이다.

왕 대변인은 또 지난 23일 미·일 정상이 회담에서 중국 위협을 강조한 것을 두고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김덕식 기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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