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5kg짜리 아령도 못 든다던 보디빌더, 이삿짐 나르다 사기 들통

입력 2022/05/24 20:30
수정 2022/05/24 22:15
퇴역군인 장애보상금을 더 받기 위해 미국의 한 보디빌더가 수년 동안 연기를 펼치다가 결국 재판정에 서게 됐다. 5kg 짜리 아령도 제대로 들지 못한다던 그는 자신의 SNS에 자신의 '운동부심'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의심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이삿짐을 나르다 수사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22일(현지시간) 마이애미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24만5286달러(한화 약 3억1000만원)의 재향군인 장애수당을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보디빌더인 자커리 바튼(35)은 지난 19일 웨스트 팜비치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바튼에 대한 판결은 오는 8월 11일 나올 예정이다.

바튼은 군복무에서 발생한 장애를 부풀려 장애수당을 부당하게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12년 4월 신경의 염증성 질환인 길랑 바레 증후군과 불안감 등의 증상이 있다며 장애수당 청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급여액을 결정하는 장애비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그의 장애수당은 덩달아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는 5년 후인 2017년 5월 증상이 악화하고 있다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팔이 어깨 높이 이상 올라가면 통증이 발생하는 장애가 있다"는 주장도 폈다.

실제로 그는 2019년 직접 관계당국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는 이때 지팡이를 짚었다. 그는 의사들에게 바닥에 떨어진 책 한권도 줍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의 체육 활동이라고는 사우나에 앉아있거나 5~10파운드(2.26~4.53kg)의 아령을 드는 정도로 제한돼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그의 체구가 비대하다고 지적했지만 그는 집안 유전 탓에 뚱뚱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그는 자신의 SNS에 아내와 함께 운동하는 사진과 영상을 계속해서 업로드하고 있었다. 수사당국은 그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그가 정말 장애가 있는지를 의심하게 됐다. 실제로 그는 이 시기에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9년 8월 수사관들은 바튼이 플로리다를 떠나 콜로라도주로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신체 활동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자택 인근에 CCTV를 설치했고 가구를 옮기는 장면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바튼은 다음해인 2020년 장애보상금을 더 받아내려고 척추 퇴행성 디스크 질환이 생겼다며 걷는 것 조차 고통스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함정수사의 덫에 걸렸다. 그는 그의 피트니스 센터에 운동을 하러 온 한 남성과 자신의 하루 운동 스케쥴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알고 보니 새로 온 그 고객은, 정체를 숨긴 수사관이었다.

이번 재판에서 그는 PTSD가 생긴 것 조차도 거짓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복무기간 중 전투에 참가한 사실이 없다는 점도 시인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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