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진화된 AI, 더 힘준 AR…'구글 하드웨어'로 세계인 잡겠다

입력 2022/05/25 17:36
수정 2022/05/26 13:08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인터뷰

증강현실 기술은 발전하는데
기존 스마트폰으론 구현못해

적자나는 하드웨어·클라우드
미래에 큰 돈…기술기업 유망
◆ 구글의 미래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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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만으로는 증강현실(AR)의 마법 같은 기능을 해방시킬 수 없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하드웨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구글은 2010년 '넥서스원' 스마트폰 이후 지금까지 17종의 제품을 내놨지만, 무엇도 대박급 성공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다르다. 피차이 CE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구글의 최신폰 '픽셀6'가 출시 이후 가장 빠르게 판매량이 증가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최근 개최된 구글 개발자대회 'I/O'에서는 무려 6개의 하드웨어 제품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시장 등에 강한 도전장을 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고 중국 제조사들이 주춤한 상태에서 나온 도전이다.


LG전자가 6년간 5조원가량 누적 적자를 보고 스마트폰 사업부를 접었으니 구글 또한 지난 12년 동안 이와 비슷한 규모 누적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광고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흑자를 보고 있는 구글은 하드웨어 부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하드웨어 전략을 묻자 "우리만의 독특한 전략은 인공지능(AI)으로 하드웨어 제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통해 발성장애를 가진 이들의 음성을 자동으로 받아쓸 수 있게 하는 기능이 탑재된 구글의 픽셀폰 사례를 들었다.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구글은 이런 자신만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픽셀폰에 독점 공급하는 방식의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피차이 CEO는 증강현실 쪽에서도 마찬가지의 하드웨어 개발·판매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구글 글라스가 처음 나왔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인공지능, 컴퓨터 시력, 자연어처리 등과 같은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새로운 구글의 증강현실 안경은 보다 강력한 기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이미 멀티서치 등과 같은 강력한 증강현실 제품(앱)을 많이 갖고 있다"며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이 기능들이 오로지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은 증강현실의 마법 같은 기능을 다 해방시키지는 못한다"며 증강현실 안경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하드웨어 사업이나 클라우드 사업과 같은 적자 부서가 미래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 "미래의 중요한 수익 원천 중 하나이며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클라우드 사업이 수익을 내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은 매우 명백하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흑자를 보게 된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 회사 주식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금의 경기흐름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나는 기술 발전과 혁신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기술이 만들어 내는 진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술기업들이 거시경제적 흐름과 사이클을 뚫고 나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태어나는 기술기업(스타트업)들 중에서도 나중에 뒤돌아보면 매우 높은 가치를 받는 곳들이 나올 거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왜냐면 기술이 주는 장기적인 가치는 무엇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장기적인 고용 확장 계획을 그대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세계적 규제 강화 흐름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답했다. 피차이 CEO는 "국가들은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그 때문에 적절한 규칙들이 (빅테크 기업들에) 적용되는 것도 필요하다"며 "동시에 우리는 열린 인터넷 세상이 주는 혜택이 얼마나 큰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규제와 혜택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사생활 규제인) GDPR처럼 구글이 각국 정부와 함께 규제들을 메워 나가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와도 건설적인 규제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또 "정책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 구글이 목소리를 높일 때도 있다"며 "회사로서 구글은 우리 자신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더 큰 사회를 위해 올바른 일을 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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