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제재에도 끄떡없다는 中·러

입력 2022/06/23 17:40
수정 2022/06/23 23:16
시진핑 "냉전사고·제재 반대"
푸틴 "다극시스템 구축 확신"

IEA "러, 유럽에 가스차단 우려"
獨, 가스공급 경보 한단계 상향
바이든, 유류세 면제 입법 요청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해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을 비난하면서, 특히 미국의 방해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거론했다.

중국 공산당 계열 매체 환구시보는 23일 "(미국의 제재로) 단기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긴 했지만, 이는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을 자극해 꽃피우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블룸버그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했는데, 블룸버그는 지난 20일 최근 4분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회사 20곳 중 19곳이 중국 업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영상으로 개최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 지도자들이 국가 간 관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 규칙과 유엔 헌장의 핵심에 기반한 진정한 다극 시스템 구축을 향해 통일되고 긍정적인 경로를 형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얼마 전 예고된 대로 외화 표시 국채원리금 상환을 자국 화폐인 루블화로 할 수 있게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중앙 수탁기관은 자국 내 금융기관에 특별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로 투자자에게 전달될 원리금을 루블화로 이체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5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국채 원리금과 이자를 미국 채권자들에게 상환할 수 있게 해왔던 제재 유예 조치를 종료하면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점쳐졌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를 비난하면서 브릭스만의 독자 경제권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정치적 목적으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아예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를 줄일 구실을 계속 찾을 것"이라며 "심지어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에 대응해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를 현행 1단계인 조기경보 단계에서 2단계인 비상경보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고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의회에 향후 3개월간 연방 유류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을 촉구했다. 그는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유류세 면제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면서도 "90일간 18센트의 유류세 면제가 가계에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유업계에도 공급을 늘리고 기름값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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