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지역경제 기여도 1위 '네부타 축제' 3년만 개최

입력 2022/08/08 13:45
수정 2022/08/09 16:58
코로나전 관광객 280만 모여 아오모리 GDP의 1% 벌어줘
올해 17개 단체, 역사등 테마로 높이 5m 대형 네부타 선봬
테마선정에서 제작까지 6개월 걸리고 제작비 5천만원 들어
무게 4t '네부타 수레' 인력으로 끌며 하네토등 수백명 행진
코로나19 상황에도 올해 네부타 보러 대형 크루즈 3척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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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행렬

"코로나19때문에 3년만에 개최되는 네부타 마쓰리(축제)네요. 박물관에서도 살짝 맛 볼 수 있지만, 실제 움직이는 걸(거리에서 행진하는 걸) 보면 굉장히 다릅니다. 박력이 넘칩니다."

미무라 신고 일본 아오모리현(현-광역지자체) 지사는 축제기간(8월2~7일) 현청에서 만난 기자에게 일본의 대표적 마쓰리 중 하나인 네부타 마쓰리에 대한 자부심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미무라 지사의 자랑처럼 한 여름밤 아오모리시를 행진하는 거대한 네부타(역사·전설·고사·경전 등을 모티브로 철사 뼈대에 종이를 붙여 만들고 채색한 큰 조명 구조물)와 흥을 돋우는 타이코(큰 북)와 피리 소리 , '랏세 랏세 랏세라'를 외치는 하네토(네부타 수레의 앞뒤를 따르며 춤추고 흥을 돋우는 행렬) 등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장관이었다. 수백만엔(수천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엔(약 4800만원) 이상을 들여 6개월여 준비·제작한 거대한 네부타의 규모와 섬세함·화려함에 압도되기도 하고 북소리와 랏세라 구호, 춤사위 등은 보는 사람들이 축제의 한 복판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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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행렬

네부타 마쓰리는 아오모리·히로사키시 등 아오모리현의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데 그 중에서도 아오모리시에서 개최되는 게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축제이다. 2019년까지 매년 여름 열려 지역을 대표하는 이벤트로 잡리잡았고 지역 경제를 띄우는 역할을 해왔지만 코로나19로 2년간 중단됐다. 아키타현의 간토 마쓰리 등과 함께 토호쿠(동북)지방 3대 마쓰리 중 하나로 꼽히는데 집객이나 경제효과 등의 측면에서 사실상 일본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의 집객 효과는 국내외를 합쳐 280만명. 아오모리시 인구의 10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를 보기위해 입항하는 대형 크루즈선이 보통 4~5척이나 된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 영향이 있는데도 대형 크루즈선 3척이 입항해 승객들이 네부타 마쓰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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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행렬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신용금고가 일본 광역지자체(도·도·부·현) 47곳의 대표 마쓰리 48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의 경제효과는 연간 5302억엔 가량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산업 중 하나인 니혼슈(일본 청주) 제조업의 2019년 출하액(4099억엔)을 뛰어넘는 수치이다.

경제효과의 규모면에서는 도쿄의 '산자 마쓰리'(628억엔)가 1위이고 홋카이도의 '유키(눈) 마쓰리'가 뒤를 이었다. 네부타 마쓰리의 경제효과는 382억엔. 하지만 지역의 총생산(GDP)에 대한 마쓰리의 경제효과 비율을 바탕으로 측정한 지역경제 기여도인 '지역경제효과지수'에서는 네부타 마쓰리가 8.7로 전국평균인 7.4를 크게 앞지르며 선두에 섰다. 네부타 마쓰리는 관광객의 호텔·교통·식당 등 이용, 지역 특산물이나 각종 복장 구입, 마쓰리 용품 구입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를 부양해 왔다. 닛케이는 아오모리 네부타가 현 GDP의 1% 가량을 벌어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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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행렬

네부타는 강물에 등을 띄워 흘려보내는 '토로 나가시'가 기원으로 초기에는 '칠석제' 형태였다는 설이 제기된다. 아오모리 네부타에 대한 기록은 18세기 초반 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의 경우 매년 8월 2~7일 개최되고 보통 20여개 안팎의 단체가 만든 네부타를 시내 3km가량의 거리를 행진하며 연도의 관객에게 선보인다. 거대한 네부타외에도 현청·기업 등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작은 규모의 작품들도 많다. 올해는 17개 단체에서 대형 네부타를 선보였다. 특히 올해 작은 규모의 작품 중에는 아오모리현청에서 준비한 대한항공 네부타도 있었다. 대한항공 항공기를 테마로 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중단돼 있지만, 1995년부터 아오모리 노선을 운행해온 고마움과 노선 재개의 기원을 담아 아오모리현청이 네부타를 준비했다.

거대한 네부타는 수레에 얹어 수십명을 인력이 끌고 이 수레의 앞뒤를 대북과 피리 연주대, 하네토 등의 행렬이 따르게 된다. 한 단체의 네부타 행렬은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2000여 명에 달하기도 한다.


평소 같으면 복장만 갖추면 관광객을 비롯해 누구나 하네토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사전에 등록한 사람만 하네토로 참여할 수 있게 하며 인원을 조정했다. 행렬의 주변 인도에는 유료 관람석이 마련되지만 곳곳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네부타의 행렬은 주요 지점에서 360도 회전하거나 도로변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 등으로 관객들에게 좀 더 실감나는 장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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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행렬

축제기간 행진하는 네부타를 심사해 대상작 등을 선정하고 마지막날에는 수상작 등을 선보이며 불꽃 축제를 벌인다. 네부타 대상을 받은 작품은 아오모리역 인근의 네부타 박물관인 '와랏세'에서 전시된다. 올해 대상은 아오모리 능후회가 출품한, 다케나미 히로오씨의 작품 '용왕'에게 돌아갔다.

행렬의 규모나 열기 등도 대단하지만 네부타 마쓰리의 꽃은 역시 네부타이다. 대형 네부타의 크기는 높이 5m, 폭 9m에 달하고 이를 옮기는 수레를 포함하면 무게가 4t에 달한다. 19세기에는 높이가 20m에 달하는 네부타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오모리시내의 해안에는 '네부타 코야(임시건물)'가 자리하고 있고 여기에서 출품되는 네부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전시된다. 축제기간 저녁시간에는 네부타의 시내 행렬이 진행되지만, 낮에는 관광객도 네부타 코야에서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대형 네부타 등을 주제 선정에서 부터 제작까지 전문적인 기술·지식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네부타시'라고 불리는 전문가와 명인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다. 대형 네부타 제작에는 500만엔 가량 들고 축제기간 운영하는 인건비 등까지 포함하면 총 비용은 1000만엔을 넘는다. 따라서 출품에 나선 단체만으로는 비용 충당이 만만치 않아 기업의 이름을 네부타을 옮기는 수레에 붙여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받는다. 수레 전면의 간판광고는 100만엔 안팎, 측면의 간판은 40만엔 안팎이라는게 네부타 마쓰리 관계자의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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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코야에서 네부타를 수리하는 모습

네부타의 제작은 △역사·전설·고사 등에서 주제선정 △뼈대와 전기배선 제작 △종이 붙이기 △밑그림 그리기 △채색 △수레에 얹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올해 대형 네부타를 들고 나온 단체는 17개. 그 중 한 단체의 네부타 코야 앞에서 만난 관계자 A씨는 "1월에 네부타로 만들 주제를 선정하고 뼈대를 제작해 5월 네부타 코야로 가져온다"며 "이후 채색을 진행하고 축제 2~3주전에 차대(수레)에 올리게 되는데 준비·제작에 전체적으로 6개월 가량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네부타의 제작과 운용 비용은 단체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총 1억3000만엔 가량 든 것 같다"며 "히타치가 참여하는 경쟁단체 네부타의 경우 예전에도 LED전구를 가장 먼저쓰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태양광 축전지로 전구를 밝혀 발전기를 쓰는 다른 작품보다 훨씬 조용했다"고 소개했다.

미무라 아오모리현 지사는 "아오모리현은 (관광) 콘텐츠에서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하나가 네부타 마쓰리"라며 "마쓰리외에도 자연·문화 등에서 다양한 교류를 해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오모리·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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