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에 찍힐까봐 '벌벌'"…애플, 대만 부품업체에 한 말이

입력 2022/08/08 14:01
수정 2022/08/08 14:01
"대만산 대신 중국산 적어라" 요청
통관·운송 보복 우려, 저자세
69690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이 대만 협력업체들을 향해 '중국산'을 공급물품에 표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일본 니케이 아시아가 8일 보도했다.

'대만산' 제품을 '중국산'으로 둔갑시키라는 것이다.

니케이아시아는 중국으로 가는 이들 업체의 제품이나 부품에 원산지를 '대만, 중국' 또는 '중화 타이베'로 표시했는지 신속히 검토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이같은 요청은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2일 대만을 방문한 뒤 나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애플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국이 아닌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강하게 항의했고 그가 떠난 지금도 대규모 군사 훈련을 대만 인근 해상에서 펼치고 있다. 심지어 대만을 관통하는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만은 중국으로 보내는 자국의 수출품 원산지에 '대만' 또는 '중화민국'으로 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중국은 제제를 부과할 방침이다.

니케이아시아는 그런 표기가 붙을 경우 중국은 최고 4000위안(77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최악의 경우 운송 거부 방침이 내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이번 요청은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업체 페가트론의 한 고위 임원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펠로시 의장을 만난 다음 날 중국 쑤저우에 있는 공장을 점검한 뒤 나왔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이폰의 주요 시장인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애플의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은 이전에도 중국에는 유독 저자세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쿠란 마지드' 앱 등 무슬림과 관련된 앱을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애플의 이런 방침이 신장 지역 '위구르'를 겨냥한 중국의 탄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당시 비판이 잇따랐다.

2017년에는 중국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해외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앱을 앱스토어에서 없애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방과 언론 단체들은 애플이 중국의 검열에 힘을 보탠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