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대차·기아 '美현지 생산' 발등의 불…韓배터리 3사는 일단 미소

입력 2022/08/08 17:45
수정 2022/08/08 20:59
아이오닉5·EV6 등 대표전기차
전량 한국서 생산해서 수출
물량확대, 노조 합의부터 험로
◆ 커지는 미중갈등 ◆

지난달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급물살을 타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전기차 제조기업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확정된 법안은 세액공제 대상 전기차가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만 적용된다는 조항을 담고 있어 전기차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GM이나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단기간에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원료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내놨다.

현재 전기차를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기아의 경우 서둘러 현지 생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이오닉5'와 'EV6' 등 대표적인 전용 전기차는 미국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는 11월부터 현대차가 'GV70 전동화 모델', 기아는 내년 하반기부터 대형 전기 SUV 'EV9'을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전기차 점유율은 7.6%를 기록해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에 이어 4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법안 통과로 현대차·기아가 하루빨리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지 않으면 순위가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리려면 국내 노조와 합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반면 한국 배터리 기업에는 법안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자체적으로 생산공장을 이미 지었거나 현지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워 설비를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도 북미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미국에 추가 투자할 것으로 보여 국내 배터리 업체에 '러브콜'은 이어질 전망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2차전지 산업은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 대한 견제는 한국 배터리 업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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