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빨간불' 中리커창, 지방정부에 경기부양 압박

입력 2022/08/17 17:37
수정 2022/08/18 06:16
IT·창업 중심 선전 방문 이어
광둥·장쑤 등 6개성과 영상회의
"지방채 발행해 재정 지원하라"

시장선 "제로코로나 고수땐
경기부양해도 소용없을 것"
728560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신화 = 연합뉴스]

지난 15일 부진한 7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중국 당국이 이번에는 지방정부들에 경기 부양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이 각종 경기 둔화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16일 중국 남부 선전시를 찾아 지방정부들이 경제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 수장인 리 총리는 리시 광둥성 당서기와 함께 선전을 방문해 경제 부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6월에 안정을 찾았고 반등했으며, 7월에도 성장 속도가 유지됐다"면서도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경제 토대를 단단히 할 수 있게 경계 태세를 갖추고 경제 회복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자들은 보통 8월 초 여름휴가를 떠난다.리 총리가 휴가 후 첫 공식 일정을 선전에서 소화한 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선전은 화웨이와 DJI, 텐센트 등의 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첨단 산업 중심 도시이자 중국 내 '창업허브'로 불리는 젊은 도시다. 하지만 선전이 속한 광둥성조차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봉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 크다.

리 총리는 선전 방문 기간에 광둥·장쑤·저장·산둥·허난·쓰촨성 지도자들과 영상회의를 열고 경제 회생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6개 성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국영 CCTV 보도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리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하향 압력이 예상 이상이라고 인정했다. 또 현지 관리들이 코로나19 통제 조치와 경제 회복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일보는 리 총리가 "(지방) 현지의 특별채권 잔액이 부채 한도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용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지원을 더 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는 1조5000억위안(약 289조원)의 추가 특별채권 발행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영상회의에 참여한 6개 성이 중국 전체 대외 무역과 외국인 투자의 약 60%를 차지하므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국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728560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7월에도 리 총리는 광둥·장쑤·저장·푸젠성과 상하이 지도자들을 만나 생산과 일자리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지방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경제 규모로 중국 5위 내에 드는 장쑤성(1.6%), 산둥성(3.6%), 저장성(2.5%) 등이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상하이(-5.7%)와 베이징(0.7%)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성장을 견인해야 할 주요 지역이 올해 성장 목표인 5.5%에도 못 미치는 중간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파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팅루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하반기) 중국 성장은 코로나19 무관용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수출 성장 둔화 가능성으로 크게 꺾일 것"이라며 "당국의 정책 지원은 너무 적고, 늦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면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올해 GDP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경제 회복으로 가는 길이 막막하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4.1%에서 3.3%로 떨어뜨렸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