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플레 108번 언급한 美연준…성장둔화 수준까지 금리인상 예고

입력 2022/08/18 17:48
수정 2022/08/19 09:37
7월 FOMC 의사록 공개

"연준 의지에 의문 제기땐
고물가 굳어질 것" 경고

"필요이상 긴축기조 위험"
속도조절 가능성도 내비쳐
시장선 9월 빅스텝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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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금리결정회의에서 고물가를 잡기 위해 경제 성장세를 꺾을 정도로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정 시점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한 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대신 0.5%포인트만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기조로 가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넘어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수준까지 인상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6∼27일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2.25∼2.50%로 올렸는데 대폭 인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108회나 언급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한동안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 도달한다면 물가 상승률이 2%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고금리를 지속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FOMC 위원들은 "대중이 위원회의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높아진 물가 상승률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긴축 기조는 위험할 수 있다며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의사록에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경제활동과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수 참석자는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갈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매파적 발언이 다소 누그러지자 시장에서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대신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61%로, 0.75%포인트 인상 전망(39%)을 크게 앞섰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 역시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는 3.50~3.7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5%로, 지난 6월(9.1%)보다 낮아지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둘러싸고 고민이 깊어가는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들의 경제 전망도 극명하게 갈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증시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JP모건체이스 전략가들은 올 하반기에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4.7%(연율)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안에 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보는 이유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진정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아직 증시가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BoA 퀀트 분석가들은 투자자 노트에서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20의 법칙'을 언급했다. 20의 법칙은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연간 물가 상승률을 합친 값이 20이면 주가가 적정 가치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BoA 경제학자는 지금까지 주식시장 바닥에서는 해당 수치가 20을 넘은 적이 없었다며 현재 수치는 28.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18일 미 노동부는 지난주(8월 7~1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2000건 줄어든 25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3주 만에 첫 감소이며 시장 예상치(26만5000건)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블룸버그는 "고용 수요가 여전히 건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권한울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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