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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충무로에서] 부동산 공포정치의 결말은

이한나 기자
입력 2020.07.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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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싸우는 정부정책으론
유주택·무주택 모두에게 고통
"늦둥이를 봐서 남편 퇴직 후 생활비나 마련하려고 20년 전 소형 아파트 몇 채로 임대업을 시작했어요. 보증금도 가급적 안 올리고 세입자들이 오래 머물게 해줬는데 이렇게 범죄자 취급당하며 세금 보복을 맞을 줄 몰랐네요."(대전 거주 60대 여성)

"애들 때문에 강남 아파트로 이사 온 죄밖에 없습니다. 은퇴한 사람에게 매년 1000만원 가까이 세금을 내라뇨. 서울 중위값이 9억원을 넘었다던데 이 기준을 들이대고 부자들 세금(종합부동산세) 내라는 게 말이 됩니까."(강남 거주 70대 남성)

"문재인 대통령 약속만 믿고 신혼집을 안 사고 전세로 들어갔는데, 집주인이 당장 보증금 1억원을 올려 달라니 요즘 잠을 못 자요."(30대 남성)

6·17 부동산대책 발표 후 한 달도 안 돼 나온 7·10 대책으로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은 '징벌적 과세'로 결론 났다. 국회의원들의 후속 입법과 정치인들의 폭풍 발언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서 민생은 뒷전이고 주목받기 경쟁으로 전락했음이 드러났다.

국민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불면증과 화병을 호소하는 이가 많아졌고 신문사 편집국에도 연일 하소연하는 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은 '절대악'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규제를 덧대다가 전국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고 투기 세력만 키웠다. 집 한 채 가졌다는 이유로 재산세를 한도까지 올리고 죄인 취급한다. 통상 집 계약은 체결 종료까지 석 달, 매물 등록부터 거래까지 6개월은 잡을 정도로 비용이나 시간이 드는 법인데 실거주 요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들고나오니 거래 불확실성도 커졌고 거주 이전의 자유도 사실상 묶였다.

시장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고 쏟아내는 구호성 대책 발표로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뒷수습에 바쁘다. 시장과 싸우려고 막무가내로 덤벼들었던 정부의 처참한 실패를 참다 못해 거리로 뛰쳐나가거나 인터넷 실검(실시간 검색어) 운동으로 시위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공급은 움츠러들 분위기다. 집이 없는 사람은 내 집 마련이 더욱 요원해졌다. 아이가 크면서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겨가고픈 욕망도 접게 됐다.


미분양에 시름하던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부터 가라앉을 분위기이고, 가장 취약한 주거계층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시장을 망가뜨린 정부 때문에 역설적으로 부동산산업의 미래로 기대됐던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도 기로에 섰다. 민간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던 기업들도 법인 종합부동산세 인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이윤이 크지 않아도 규모를 키워 리츠 상장 등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전환을 준비하던 이들마저 사업 전략을 다시 짤 상황이다.

[부동산부 = 이한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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