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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레저홀릭] '코로나 로또'를 아세요

신익수 기자
입력 2020.08.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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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공포로 여행업계가 바닥을 칠 때마다 등장하는 묘수가 있다. 바로 '전염병 보험'이다. 강심장 여행족들은 이걸 '전염병 로또'라고 부른다.

'관광 절벽'에 벼랑 끝에 내몰린 에미레이트 항공이 급기야 '코로나 보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대 '2억원'짜리 코로나 로또다.

조건은 심플하다. 에미레이트 항공 이용 여행객이 여행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된다. 의료비는 최대 15만유로(약 2억원)까지, 자가격리 비용은 하루 100유로(약 14만원)씩 지급된다. 지급 기간은 2주간. 단, 골든타임이 있다. 좌석 등급 및 목적지에 관계없이 2020년 10월 31일까지의 에미레이트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별도의 양식도 없다. 확진이면 지정된 핫라인으로 연락만 취하면 된다.

코로나 로또를 당당히 내건 나라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을 방문한 여행객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보상금으로 내건 금액이 3000달러(약 361만원)다.


숙박비에 약값, 식비를 모두 지원하겠다는 섬도 등장했다. 지중해 동부의 섬 키프로스다. 키프로스는 여름 휴가 동안 100인용 병실을 마련해두고 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방문객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다. 확진자의 동반 가족을 위한 숙박과 식사도 함께 제공된다. 환자와 접촉한 이들은 500개의 객실을 갖춘 자가격리용 호텔에 머물 수 있다. 당연히 공짜다.

아예 코로나19 확진과 무관하게 공짜 숙소를 제공하는 동네도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산조반니 마을이다. 이곳은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7~10월 중 마을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무료 숙소를 제공한다. 기간도 넉넉하다. 마을의 빈집에서 최대 7박까지 공짜 숙박을 즐길 수 있다.

한국은 어떨까. 역사를 보니 전염병 로또 카드를 꺼내든 사례가 꽤 있다.


시간을 뭉텅 잘라서 2003년 맹위를 떨쳤던 사스(SARS) 당시로 돌아가 볼까. 여행절벽·관광절벽에 여행업계는 바닥을 친다. 이때, '사스 로또'를 내건 여행사는 지금 NHN으로 주인이 바뀐 여행박사. 당시 내건 미션이 이랬다. "여행만 다녀오시면 됩니다. 혹시 당신이 여행을 다녀온 뒤 사스에 걸린다면 1억원을 드립니다." 아쉽게(?) 1억원 당첨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2015년 메르스 당시는 아예 업계 차원에서 메르스 보험이란 걸 생각해 낸다. 당시 '메르스 안심보험'은 외국인 관광객(취업비자 제외)이 방한 기간 또는 귀국 후 일정기간(잠복기간 14일 고려) 내에 메르스 확진을 받은 경우 보상금을 지급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보상액으로 거론됐던 금액은 여행경비와 치료비(실비), 3000달러의 지원금(사망 시 최대 1억원)을 포함해 500만원 정도 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행까지 됐던 이 보험, 메르스 종결 선언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여행업계에서 슬슬 '코로나 안심 보험' 얘기가 흘러나온다. 메르스 당시 여행업계는 이렇게 주장했다.


"저금리(연 1.5%) 융자보다 '메르스 안심보험'이 더 효과적이다. 안심보험은 관광업계에 실탄"이라고. 코로나19 종식이 아니라 코로나19와 함께 가야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이젠 '실탄'이 절실하다.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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