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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매경데스크] 일자리의 미래

김대영 기자
입력 2020.10.30 00:09   수정 2020.10.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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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일자리 대변혁
고-저기술자 K자로 양극화
교육부 폐지, 직업교육 개혁을
파도 아닌 풍향-풍속 살펴야
코로나가 조직의 운영은 물론이고 일자리의 미래까지 바꾸고 있다.

우선 공장 근로자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로봇화와 자동화의 진전으로 블루칼라 일자리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화이트칼라도 일하는 방식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인기 강사인 김미경 대표 사례는 코로나 대응에 참고가 된다. 김 대표는 코로나로 오프라인 강연이 모두 막히자 회사의 방향을 전환했다. 그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제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던 회사에서 IT 회사로 바뀐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대학원생에게서 컴퓨터 코딩을 배웠다. 코로나로 인해 변신하면서 직원 수는 18명에서 43명으로 늘었고 유튜브 구독자는 90만명에서 116만명으로, 사이버대학 수강자는 7000명에서 2만60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으로 돌렸다.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입사원 채용은 최소화하고 경력직을 뽑고 있다. 코로나는 고급 일자리와 단순 일자리의 양분화를 재촉했다.


중급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고용시장이 K자로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변했음에도 정부는 '비정규직 최소화'라는 정치적 구호를 내걸고 정규직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강성노조는 정규직의 기득권의 벽을 높게 쌓고 노동 관련 제도 개선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럴수록 노동자 간 양극화만 악화될 뿐이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정규직 보호를 위한 장벽을 높일 게 아니라 장벽 자체를 허무는 일이다.

코로나는 일하는 방식에 일대 변혁을 불러왔다. 재택근무는 회사의 결재 프로세스를 바꿔놓았다. 지금까지는 현장의 직원들의 실적을 중간관리자가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실무자가 중간관리자와 최고 결재권자에게 동시에 보고하거나 줌(ZOOM)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토론과 보고가 이뤄진다.


일찍부터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해 안착시킨 조윤성 GS25 대표는 "사장과 임원, 직원이 인터넷 공간에서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고 각 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이 투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많은 조직의 보고체계도 바뀌고 있다. 3~4층을 쌓은 햄버거 같은 종전의 피라미드 구조가 이제는 피자 같은 수평적 구조로 단순해졌다. 직원에 대한 평가가 철저히 정량적 수치로 드러나게 되고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급속히 사라졌다. 이제 대부분의 직장인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재택근무와 사무실을 오가는 하이브리드형으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도 이 같은 변화를 수용해 관련된 모든 제도를 하이브리드형으로 바꿔야 한다.

교육제도 손질도 시급하다. 지금 학교에서 이뤄지는 많은 교육이 산업화시대에 필요한 획일적인 인재를 대량으로 육성하는 방식이다. 교수들이 자신들의 학과 기득권을 보호하려고 반대하는 바람에 정원도 시대변화에 맞춰 조절할 수 없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컴퓨터공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지난 10년간 55명으로 묶여 있다.


상당수 교수는 연구에 비해 학부 강의나 학생지도를 너무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수많은 대학들이 재단과 총장의 소신이 아예 없으며 변화 자체를 꺼리면서 이미 갈라파고스 군도로 전락했다. 이처럼 시대변화에 뒤쳐진 대학에 대해 제대로 된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교육부는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 기업 인사책임자들은 지금과 같은 대학교육은 별 쓸모가 없다고 지적한다.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에 세계 초일류 강사들의 강의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되고 생활에 도움이 안된다면 대학 진학은 시간낭비다. 디지털화 가속으로 기업에서 실시하는 직업교육에도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모두는 변곡점을 맞았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으며 확신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뿐이다. 불확실한 미래의 바다는 입에 물을 반쯤 물고 헤엄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눈앞에 불어닥친 파도만을 보면 멀미를 하거나 두려움에 빠져 눈을 감아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눈을 크게 뜨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람이 부는 방향을 가늠해야 한다. 출렁이는 파도에 겁먹지 말고 풍향과 풍속을 간파해 헤쳐갈 길을 찾아야 한다.

[김대영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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