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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프라우드보이스

장박원 논설위원
입력 2021.01.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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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가 오늘날 프라우드보이스 같은 존재였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 '프라우드보이스(Proud boys)'라는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다. 나치와 비교했으니 반인륜적인 존재로 거론한 것이다. 프라우드보이스는 극단적 백인·남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로 2016년 극우 성향의 잡지 웹사이트에 첫선을 보였다.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하고 있지만 둘 사이에는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혐오 발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퇴출되고 대표는 인종차별 반대 현수막을 떼어내 불태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6일 미국 의사당 난입에도 대거 참여했다. 슈워제네거가 '나치'라고 한 것도 이날 난동 때문이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 전혀 자랑스러울 게 없는데도 이름을 '자랑스러운 소년들'이라고 붙인 것은 아이러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설립자 개빈 매키니스는 영화 '알라딘'을 위해 작곡된 '당신의 자랑스러운 소년(Proud of your boy)'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딸의 학교 음악회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매키니스는 가사의 뜻을 제대로 새기지도 않고 알라딘이 '소년인 것'을 사죄하는 내용으로 해석하며 "세상에서 가장 짜증 나는 노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가사는 알라딘이 과거 잘못된 행동을 후회하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해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나는 타락한 아이였죠. 게으르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낭비했죠. 하지만 이젠 열심히 노력해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게요. 엄마가 저에게 가졌던 모든 꿈을 꼭 이룰게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취임일이 다가오며 미국은 초긴장 상태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랑스러운 소년들'도 시위에 참여할 것이다. 그 전에 한 번만이라도 알라딘의 감동적인 노래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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