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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VIEW POINT] 기업 구조조정 성공 '노조' 기득권 포기에 달렸다

윤원섭 기자
입력 2021.01.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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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의 이례적 메시지
韓기업 생존 절박한심정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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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2일 쌍용자동차 노조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조를 향해 산업은행의 쌍용차 금융지원 조건으로 "임단협 주기를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회사가 흑자전환하기 전까지 파업하지 말라"고 제시했다. 이 회장 메시지는 쌍용차 노조를 전례 없이 압박했다.

지금까지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기업의 지원 조건으로 노조의 임단협과 파업을 내세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현 직위와 현 정부와의 관계를 감안하면, 그의 메시지는 쌍용차 노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 노조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 강도 역시 매우 센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그는 사실상 대한민국 기업 구조조정의 총책임자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렵게 된 많은 기업들이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채권자나 주주로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비롯해 두산, 쌍용차,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건은 모두 산업은행 소관이었다.

그런 이 회장이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노조이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구조조정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기회에 노조 문제를 여과 없이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 회장은 친(親)노조로 알려진 진보 정권을 대표하는 금융통이다. 노무현정부에서 인수위원회 경제분과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문재인정부에서 산업은행 회장직을 역사상 네 번째로 연임했다. 그런 그가 노조를 상대로 구조조정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경고장을 날린 것은 그만큼 노조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올 한 해 노조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조조정이 올해 기업들의 제1 과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 회장의 말처럼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윤원섭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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