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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충무로에서] 주식, 코인, 부동산 그리고 SNS 폴로어

신찬옥 기자
입력 2021.02.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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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읽었던 책 중 가장 좋았던 건 '아비투스'다. 독일 컨설턴트 도리스 메르틴이 사회 계층을 분석해 쓴 책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을 다룬다. 아비투스란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을 뜻하는데, 프랑스 철학자 부르디외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라고 한다. "아비투스(habitus)는 습관(habit)보다 강한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는 다양한 자본이 등장한다. '돈을 얼마나 가졌는가'를 뜻하는 경제적 자본은 물론 신체자본, 언어자본, 지식자본, 심리자본, 문화자본 등이 부와 성공을 좌우한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고, 언어 습관을 고치고, 열심히 노력해 좋은 학교를 졸업하며, 의지력과 회복탄력성을 키워 품격을 높여야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누구와 어울리는가'를 다루는 사회자본이었다.


이 책을 읽을 때 만났던 40대 재테크 전문가의 말 때문일 것이다. 그는 월세 3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시작해 주식과 부동산으로 수십억 원의 자산과 매달 수천만 원의 현금흐름을 만든 재야 고수다. 재테크 이야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불나방처럼 주식과 가상화폐,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청년층을 어쩌면 좋으냐. 사실 내가 지금 그 입장이어도 똑같이 할 것 같다. 답이 없어서 더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자기가 지금 20대라면 주식과 부동산 자산보다 '미래 자산'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자산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기하급수적으로 불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 다른 자산이란 'SNS 폴로어'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이었지만 '그래, 이게 바로 사회자본이지' 하고 바로 수긍했다.

퍼거슨 감독이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을 남긴 것은 2011년의 일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생각은 변함없을까. 물론 남에게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은 허영심, 껍데기뿐인 인간관계에 매달리는 것은 낭비다. 그러나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는 것은 내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플랫폼'이 되는 것과 같다. 아비투스식으로 말하자면 귀인과 멘토, 인생의 기회를 불러오는 일이다.

플랫폼 전성시대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 소액 적금을 들듯, 내게 맞는 SNS 계정 하나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당장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그 전에 네이버 기자페이지 폴로어부터 늘려야겠지만 말이다.

[디지털테크부 = 신찬옥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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