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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VIEW POINT] 뜨거운 감자 '확률형 아이템'…도박말고 게임을 하고 싶다

이용익 기자
입력 2021.02.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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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을 하다 보면 가끔 '럭키 박스'를 만날 때가 있다. 특정 가격에 판매하는 럭키 박스를 구매하면 때로는 지불한 가격을 뛰어넘는 고급 상품이 들어 있다. 쇼핑몰이야 가끔 진행하는 홍보 이벤트 혹은 잘 안 팔리는 재고 처리가 목적이겠지만, 구매자는 혹시 내가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게임 업계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으니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다.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돈을 내고 '뽑기'를 시도하게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최근 관련 입법이 추진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이 아이템 구매 시 캐릭터 강화가 성공할 확률은 1%'라는 식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두고 게임 업계에서는 입법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고 반대로 확률 공개를 바라는 사용자와 학계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물론 게임사는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코로나19로 이익이 급증해 직원들 월급을 올려 주고 각종 기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게임 규제법과 비슷한 법이 있는 나라는 중국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2008년 도입한 자율 규제 형식으로 이미 어느 정도 확률 공개를 하고 있는데, 추가로 법제화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게임판의 현실을 보면 정도가 지나친 것도 사실이다. 게임을 하려면 돈을 주고 타이틀을 사야 하던 시대를 지나, 돈이 없어도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는 게임계에 혁명적 변화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한국 게임은 과금 없이는 즐기기 어려운 수준으로 변질되고 있다.


실제로 확률형 아이템은 이중, 삼중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과 뽑기로 얻은 아이템을 '결합'해 또다시 뽑기를 해야 하는 이중 결합형이 있는가 하면, 사용자가 그동안 쓴 금액에 맞춰 뽑기 성공 확률을 다르게 설정하는 '변동 확률'을 도입한 게임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사용자는 그저 머리를 식혀 줄 게임 한 판을 하려다가 카지노에서 쓰는 슬롯머신 앞에 앉은 꼴이 된 셈이다.

복권을 사면서 당첨을 기대하는 것처럼 각자의 여가 시간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게임을 더 즐겁게, 더 잘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과금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가 아닌 아이템 뽑기가 주가 되는 순간, 사용자는 '호갱(호구 고객)'이 되고 게임은 도박이 될 뿐이다.

[디지털테크부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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